각종 여론조사서 '유보' 분류
"싫은 후보 떨어뜨리는게 차선"
민주 경선에 대거 참여 가능성
[ 홍영식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퇴장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유동성이 높아진 보수층 표심이 대선판을 흔드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순실 사태와 반 전 총장 사퇴 등 여파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포함한 범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은 모두 합해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 중도 성향의 유권자 비중이 40%-40%-20% 정도 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수 후보 지지율이 20% 정도라는 것은 보수 성향 유권자 절반 정도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면 진보 성향 주자들의 지지율은 40%를 넘는다.
각종 여론조사 응답률을 살펴보면 보수층 응답 비율이 진보의 절반 정도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상대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보수층에서 답변 유보가 24.5%로 진보층 유보(13.7%)보다 훨씬 많았다.
KBS와 연합뉴스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남녀 유권자 2016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층 유보가 각각 9.6%와 12.8%인 데 비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지지층은 21.3%와 22.4%로 두 배가량 됐다. 보수층에서 유동층이 많다는 얘기다. 이번 대선에서 막판 보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반 전 총장 사퇴로 황 대행이 가장 많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KBS·연합뉴스 조사에서 ‘반 전 총장 대신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황 대행이 36.6%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고, 안희정 충남지사(10.6%),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8.4%), 유 의원(6.1%),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6.0%) 순이었다.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새누리당 지지층의 66.3%가 황 대행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보수 표심이 황 대행에게로 몰리는 모습이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황 대행이 출마 선언을 한다면 보수 표심을 더 흡수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 보수 후보 적합도에선 유 의원이 더 앞서고 있다. 표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또 보수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55.7%가 답변을 유보한 것도 유동성을 더하고 있다.
보수층 유권자들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싫어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역선택’ 가능성도 있어 대선판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유권자 누구나 당내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완전국민경선제를 하기로 했다. (중앙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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