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울렁증' 없애고 싶어 삼성 뛰쳐나와 학습앱 창업
3개월새 유료회원 1만명 "중국·일본 학습시장 진출할 것"
[ 임원기 기자 ] ‘영어울렁증’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학원, 인터넷강의(인강), 전화영어 등 이를 해결해주겠다는 곳도 넘쳐난다. 하지만 학원은 비싸게 등록해 놓고 빠지기 일쑤고, 인강 역시 정색을 하고 책상에 앉아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전화영어를 하자니 낯선 외국인과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공포감부터 엄습해온다. 스타트업 튜터링은 이처럼 영어학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고통 해소를 표방하고 있다.
튜터링을 설립한 김미희 대표(사진)는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기획을 하다가 회사를 뛰쳐나와 작년 초 창업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영어울렁증 때문에 고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영어 학습 방법을 택해도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주변의 수많은 직장인이 자신과 똑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겪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택했다. 김 대표는 “회사에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대기업이 할 사업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이 문제를 꼭 해결해보고 싶어서 회사를 나왔다”고 말했다.
튜터링의 모토는 ‘독하면 학원, 부지런하면 인강, 게으르면 튜터링’이다. 기존 영어학습 방식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겨냥했다. 기본적으로는 전화영어 방식이지만 기존 전화영어와 크게 다르다. 우선 교재가 있다. 자신이 관심이 있는 주제를 정하면 관련된 텍스트와 사진으로 구성된 교재를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연애를 위한 회화 연습’ ‘영화 속 네이티브처럼 듣고 말하기’ 등 흥미를 유발하는 주제로 구성됐다. 텍스트를 보면서 대화하기 때문에 대화 수준이나 주제를 유지할 수 있다. ‘친한 언니 같은’ ‘친구와 대화 나누듯 즐겁게’ 등 원어민 강사의 스타일이 재미있게 표현돼 있어 자신의 성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비용도 낮췄다. 업계 평균 학습 비용이 월 14만원 선인 데 비해 튜터링은 3만8000원으로 70%가량 저렴하다.
동영상 강의가 대세인 시대에 영상통화가 아니라 음성통화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영상 통화 방식은 여성의 경우 얼굴을 보고 한다는 점 때문에 강의 접근 자체를 어려워한다”며 “영상으로 대화하면 매번 자기 소개나 신변잡기만 얘기하다 끝나는 일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강의가 아니기 때문에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고 서비스를 유지·보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진출에도 용이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초기지만 반응이 좋다. 작년 9월 말 출시 후 3개월여 만에 1만명의 유료 회원을 모았다. 김 대표는 “공급자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 학생 개인에게 맞춤화된 교육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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