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수에 나선 LG실트론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인수합병(M&A) 소식이 실적 부진으로 가라앉은 투자심리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실트론은 오는 22일께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년 만기 채권 600억원과 3년 만기 채권 400억원어치로 나눠 발행한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이르면 오는 15일 이뤄질 예정이다. 채권 발행실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IBK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다음달 14일 만기 도래 예정인 사모사채 400억원 등 차입금 상환에 쓰일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LG실트론의 총차입금은 7330억원으로, 이 중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582억원이다.
IB업계는 LG실트론이 SK그룹에 인수되는 것이 향후 수요예측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지 주목하고 있다. SK(주)는 지난달 23일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업체인 LG실트론이 SK하이닉스와 SK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관련 계열사들을 둔 SK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4년간 수익성이 저하됐다는 점이 부담이다. 2012년만 해도 6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LG실트론은 2013년(-180억원)과 2014년(-348억원) 연이어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 54억원, 지난해 203억원(3분기 누적기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수익성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신용등급(A-)도 안도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같은 등급인 태영건설과 AJ렌터카가 올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이상을 모으긴 했지만 여전히 우량등급 회사채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인수에 나선 것이 호재이긴 하나 최근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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