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기아자동차가 한국GM 스파크에 내준 국내 경차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올 뉴 모닝(사진).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올 뉴 모닝을 타고 100여㎞를 달려 봤다. 믿기 어려울 만큼 안정적인 주행성능이 인상적이었다. 경차답게 높은 연비도 구매 요인으로 꼽힌다.
◆ 고속 코너링도 거뜬…"경차 맞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경기도 가평에 있는 한 카페까지 올 뉴 모닝을 직접 타봤다. 돌아올 때 절반은 옆자리에 앉아서 지켜봤다. 시승 차량은 1.0 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에 스타일 컨비니언스 등을 선택한 1610만원짜리다.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은 잡는 순간 부드럽게 착 감기는 느낌이 든다. 생각보다 묵직해 저속에선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의외로 빠르게 치고 나간다. 충분한 성능과 작은 차체 덕분에 시내 도로에선 운전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고속도로에 들어가면서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아봤다. 반응이 한 박자 느리지만 시속 100㎞까지는 시원하게 속도를 밀어올린다. 올 뉴 모닝은 카파 1.0 에코 프라임(ECO Prime)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76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9.7㎞·m이다.
속도를 줄이지 않았지만 코너도 매끄럽게 돌아나간다. 가장 인상적이었다. 올 뉴 모닝에는 안정적인 코너링을 돕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TVBB)'이 장착됐다. 이 시스템은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면 휠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제동력, 동력을 전달한다. 실제 코너링 주행 시 TVBB가 하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것이 느껴진다.
다만 시속 100㎞ 이후로는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아도 계기판 바늘 움직임이 더디다. 엔진음과 노면의 소음도 커지면서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물론 일상생활에는 가속력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옆자리에 앉았을 때 앞차량이 길을 헤매다 급정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앞차와 간격이 좁혀지자 경고음이 나오면서 높은 제동력을 보여줬다. 긴급제동 보조(AEB)·전방 추돌 경보시스템(FCWS)을 체험할 수 있었다.
◆ 넓은 앞좌석·높은 연비, 뒷자석은 경차 수준
운전석에 앉으니 가장 먼저 시원하고 직관적인 실내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대시보드는 수평으로 뻗었다. 기존 모델보다 대시보드 아래 부분이 짧아 무릎 공간이 여유롭다. 그러나 전방 시야를 다소 가로막는 점은 아쉽다.
센터페시아(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등이 있는 가운데 부분)는 아주 간결하게 구성했다. 다만 수납공간이 좁고 컵 홀더는 사용하기가 썩 편하지는 않다. 시트는 넓고 두툼해 안정감이 느껴진다.
뒷자석은 경차답게 남성이 앉기엔 비좁다. 폴딩 방식으로 접을 수 있어 적재함으로 활용도가 높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010ℓ의 화물이 들어가는 것은 장점이다.
이날 주행을 마친 뒤 연비는 15.1㎞/L였다. 급제동, 급가속을 반복한 운전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이 모델의 복합연비(16인치 타이어 기준)인 14.7㎞/L를 쉽게 넘어섰다. 고속 주행 시 L당 16㎞ 후반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뉴 모닝 가격은 1075만~1420만원선이다.
한편 올 뉴 모닝은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달 4일부터 한 달간 누적 계약 대수 8925대를 기록했다. 영업일 하루 평균 425대의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기아차가 월평균 판매 목표로 제시한 7000대를 웃돌았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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