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규모 투자'로 회유책 제시하는 아베 총리

입력 2017-02-08 11:16   수정 2017-02-08 11:30



최근 일본이 대일 무역적자에 불만을 드러내며 '환율 조작국' 지정을 경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회유책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정상회담에 참석하여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게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이래,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에서 미국이 자동차를 팔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하며 일본의 통화 정책에 대해서는 "엔화 가치를 평가 절하하여 일본의 수출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려는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일본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미 상무부에서 제공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미국에서 일본 기업은 8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일본의 투자 규모는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하여 2015년 기준으로 411억 달러(약 47조 1,006억원)에 이르렀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을 이끈 일본 기업들의 기여도룰 강조하며 미국과 일본의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미-일 성장과 고용 계획(U.S.-Japan Growth and Employment Initiative)’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계획은 미국 내에 추가적으로 일자리 70만개를 만들고 향후 10년간 4,500억 달러(약 516조 2,850억원)를 투자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1,500억 달러(약 172조 1,85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여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의 고속철도 건설과 같은 미국의 사회 기반시설 확충에도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신(新)시장 창출 계획에는 로봇 공학, 인공 지능, 사이버 보안 및 우주 항공을 협력 분야로 언급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 기업이 여객용 항공기와 원자력 발전소 부문에 공동 투자하여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는 이튿날인 10일에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11일,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겨울 휴양지인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를 방문하여 골프 회동을 갖는다.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Sean Spicer)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이 양국 정상의 우호적 관계와 동맹의 힘, 깊은 유대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나경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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