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 실탄 1조 확보

입력 2017-02-08 17:29  

내달 우선매수권 행사

"효성과 투자 협력 추진"
7년 만에 그룹 재건 눈앞



[ 정지은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조원 상당의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또 전략적 투자자(SI)로 효성과 손잡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금호아시아나 고위 관계자는 8일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이달 초 모두 확보했다”며 “계열사가 아니라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와 SI에서 빌려오는 형식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4년간 채권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받은 금호타이어는 지분 42.01%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이 이 지분을 매각할 때 박 회장은 최고 응찰가로 매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지난달 매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는 약 1조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 금액만 내면 금호타이어를 우선 인수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일각에선 박 회장이 인수자금 1조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다”며 “하지만 자금을 마련한 만큼 우선매수권을 쓸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가진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우고, FI 등에서 돈을 빌릴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이 박 회장 개인에게 있어 계열사나 제3자 컨소시엄에서 투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호 관계자는 “타이어 보강재인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는 효성을 SI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도 SPC를 세우고 효성 코오롱 등을 SI로 유치했다. 채권단은 이달 말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그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2010년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긴 지 7년 만에 되찾는 것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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