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사진)이 주도해 만든 화장품이 9일 첫 선을 보였다.
2015년 말 세계 1위 색조화장품 제조업체인 이탈리아 인터코스와 손잡고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운 지 1년여 만이다.
신세계 측은 미국, 영국 등 글로벌 화장품 회사에 제조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우선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독자 화장품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신세계인터코스는 경기도 오산 공장에서 이달부터 화장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신세계인터코스는 지난해 5월 오산 가장산업단지 내에 제조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첫 삽을 떠 올해 1월말 공사를 마쳤다.
이달 1일에는 식약처로부터 화장품제조업 허가도 받았다.
오산 공장은 1만3452㎡(4064평) 규모로, 스킨케어와 색조제품을 포함해 연간 5000만개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미 한국, 미국, 영국 등 화장품 회사에서 주문받은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신세계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 제품도 이곳에서 일부 생산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2012년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비디비치'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14년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와 화장품 편집숍 '라 페르바', 2015년에는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을 인수하며 사업 속도를 냈다.
지난해 말에는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에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화장품 사업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제조·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해 인터코스와 손 잡았다.
신세계인터코스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인터코스가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인터코스는 40년 역사를 가진 화장품 OEM·ODM 전문 회사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디올 등 글로벌 화장품 회사의 색조 제품을 생산한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오산 공장에서의 제품 생산을 계기로 신세계 화장품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코스는 2020년까지 오산 공장을 통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김왕배 신세계인터코스 대표는 "인터코스는 유럽과 미국의 색조 화장품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 회사 기술력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안착하겠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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