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기업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멕시코 신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닛신보홀딩스는 멕시코 자동차 부품 신공장 건설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FTA 재협상에 들어가기로 한 가운데 협상 결과에 따라 멕시코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를 물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신보홀딩스는 올해 자동차 브레이크 마찰재 공장 건설 지역을 확정할 예정으로, 멕시코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였다. 오쿠가와 다카요시 대표는 지난 8일 기업설명회(IR)에서 “멕시코 이외 장소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유력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 부담으로 미국 포드자동차 등도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완성차 업체를 따라 진출하는 부품업체들도 멕시코 내 사업 환경 조성이 불투명해졌다.
이스즈자동차는 8일 IR에서 미국 공장에서 조립하는 트럭 부품의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사히글라스도 지난해 4월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 자동차 유리 공장의 생산 품목을 올해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이 계획을 접을 방침이다.
앞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지금까지 NAFTA의 틀 안에서 노력해왔지만 룰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 노력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를 비롯한 북미지역 내 생산체제 재검토를 시사한 셈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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