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의 '페이코 야심'…간편결제 장기전 돌입

입력 2017-02-10 11:34   수정 2017-02-10 11:35

4월1일 'NHN 페이코' 설립
"페이코 분할은 장기전 돌입 의지"
결제 데이터 기반 광고 상품 개발 박차




[ 박희진 기자 ] NHN엔터테인먼트가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했다. 자사 서비스 '페이코'를 분할해 긴 호흡으로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페이코 사업본부와 빅데이터 기반 광고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신설 회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분할기일은 오는 4월1일로, 신설 법인 'NHN 페이코'는 NHN엔터테인먼트의 100% 자회사가 된다.

대표에는 정연훈 NHN엔터테인먼트 페이코 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사업본부와 빅데이터 기반 광고사업 부문 임직원을 포함해 약 150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알리페이'도 장기 투자로 완성"

2015년 8월 출시된 페이코는 그동안 NHN엔터테인먼트가 전력을 기울여온 핵심 신성장동력이다. 경쟁사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마케팅 활동에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페이코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경쟁사 서비스에 비해 성장 속도는 더디지만 꾸준히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누적 결제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월 결제액은 1100억원, 가입자는 630만명을 넘어섰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번 분할에 대해 "이용자들의 서비스 충성도를 높이고 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코에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어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현식 NHN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페이코의 분할 목적은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CFO는 중국 '알리페이'의 사례를 들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오랜 투자 기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탄탄한 체력을 갖고 여러 파트너들과 같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 데이터 기반 광고 개발 총력

NHN엔터테인먼트가 페이코를 통해 그리는 그림은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광고 상품의 완성이다. 실제로 이번 분할엔 페이코 사업본부와 함께 빅데이터 기반 광고사업 부문이 함께 포함됐다.

결제 데이터 확보는 광고기술(애드테크)시장에서 큰 경쟁력이다.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별, 연령대, 지역 등 집단별 구매 패턴을 분석하면 광고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페이코로 운동화를 즐겨 사는 10대 남성들에게 스포츠 브랜드 타깃 광고를 보여주는 식이다.

NHN 페이코는 설립 초반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와 결제 빅데이터 기반 타깃 광고와 같은 사업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사업 파트너들과의 전략적 제휴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안 CFO는 페이코의 이번 분할이 사업 부진을 염두에 둔 출구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페이코를 드롭할 계획은 없다.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선을 그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게임사업과 신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9% 증가한 8564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264억원을 기록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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