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전통 깨진 백악관…주류언론 '찬밥' 전락

입력 2017-02-12 17:12   수정 2017-02-12 17:14


백악관이 수 년간 이어진 브리핑 관례까지 깨며 주류 언론과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입'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 질문 기회를 군소매체에 주고, 지역 매체를 브리핑에 참여케 하는 등 주류언론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 기자단은 1981년부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가 정한 브리핑룸 지정좌석에 앉아 브리핑을 듣는 관례를 따르고 있다. 이 전통은 특정 언론에 대한 선호를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역대 정부의 요청으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이 지정좌석은 한 줄에 7개씩, 총 7줄인 49석으로 한정돼 있다. 자리가 없는 기자들은 복도에 서거나 빈자리에 앉아 브리핑을 받아야 한다. 특히 브리핑룸의 맨 앞줄 좌석 7개는 대내외적으로 영향력이 큰 대형 통신사와 방송사만 차지할 수 있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현재 ABC와 CBS, NBC 등 지상파 3개 방송사와 AP, 로이터 등 2개 통신사, 케이블방송인 CNN, 폭스뉴스가 7개 좌석을 배정받았다.

미국의 뉴스통신사 AP는 맨 앞줄 중앙자리를 차지해 브리핑 때마다 첫 질문을 보장받는 특권을 누렸다. 또 백악관 역대 대변인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줄에 앉은 주요 매체들의 질문을 우선해서 받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스파이서는 이러한 브리핑 관례를 처음부터 대놓고 무시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열린 첫 정례브리핑에서 AP통신 대신 뉴욕포스트 기자에 첫 질문기회를 줘 기자들의 놀라움을 샀다. 이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부부에게 비판적인 책을 썼던 기자여서 더 주목을 받았다. 스파이서는 두 번째 브리핑의 첫 질문도 주요 매체가 아닌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라이프제트로부터 받았다.

주류 언론이 독점했던 질문기회도 인터넷매체와 지역 언론, 해외매체들에 대신 돌아갔다.

스파이서와 주류 언론과의 싸움은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스파이서 대변인의 정례브리핑 시청자는 평균 4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시청률로는 종전보다 10%가량 높아진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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