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준주거지역엔 초고층 가능
부산 해운대 중동3구역 내달 분양
송도 49층 호반베르디움 15일 청약
[ 조수영 기자 ]
서울시와 일부 재건축조합이 초고층 재건축 허용 여부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부터 전국에서 50층 전후 초고층단지 분양이 줄을 잇는다.
서울에선 이달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시작으로 뚝섬, 용산 등에서 초고층 단지가 공급된다. 서울에서 35층이 넘는 주거시설이 분양되는 것은 성동구 뚝섬에서 두산건설이 시공하는 최고 47층 높이 ‘서울숲 트리마제’ 분양 이후 3년 만이다. 전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가장 많은 부산, 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에서도 약 50층 높이의 주거시설이 이달부터 분양에 들어간다.
◆잠실·뚝섬·용산 등에서 초고층 나와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지난 10일부터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 123층 높이 롯데월드타워 내 42층부터 71층 사이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로 국내 최고 높이 주거시설이 될 전망이다. 레지던스는 12개 타입, 총 223실이다. 전용면적 139~842㎡ 크기다. 가장 큰 2개 주택형(공급면적 667~1238㎡)은 복층으로 꾸민다.
상반기에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 3구역에서 고급 주상복합을 분양할 예정인 대림산업은 다음달부터 사전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총 48층 높이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과 33층의 공연시설 3개동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 이르면 올 상반기 공급될 예정이다. 바로 옆 부지인 4구역에서는 부영이 49층 높이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과 호텔 1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의 분양이 끝나면 뚝섬에는 기존 갤리리아포레(최고 45층), 서울숲트리마제 등을 합해 40층 이상 마천루가 최소 10개동 이상 들어선다.
용산구 한강로3가에서는 오는 4월 ‘용산 4구역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가 분양된다. 용산 국제빌딩 주변 4구역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최고 43층 높이 주상복합 5개 동으로 구성된다. 효성건설PU가 시공을 맡았다.
높이 규제가 덜한 부산에서도 50층이 넘는 초고층 랜드마크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부산에서 완공했거나 공사 중인 초고층 건축물은 총 39개 동으로, 바다를 접하고 있는 해운대구에만 28개 동이 몰려 있다. 롯데건설은 다음달 해운대구 중동 3구역에 최고 49층 높이의 ‘해운대 중동 롯데캐슬 스타’를 분양한다. 총 906가구, 4개 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단지다.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된 ‘해운대 엘시티(LCT) 더샵’(101층)도 레지던스 분양을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에서는 49층 높이의 ‘송도 호반베르디움 3차 에듀시티’가 오는 15일부터 청약을 시작한다. 최고 49층 높이 10개동, 1530가구 규모 대단지다. 초고층으로는 드물게 전 가구를 전용면적 75~84㎡ 중소형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서울 50층 비밀은 ‘상업지역’
서울에서도 50층 전후 주거시설이 잇달아 나오는 것은 부지의 용도 차이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강 조망권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균형 잡힌 스카이라인을 유도하기 위해 ‘2030 서울플랜’과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을 높이계획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업무·상업기능이 필요한 중심지(상업지역·준주거지역)에는 50층 안팎의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고 3종 일반주거지역의 주거용 건물은 최고 35층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상업지역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123층 높이로 들어설 수 있는 이유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되는 초고층 단지는 모두 용산·뚝섬 등 상업지역에 있고 주거시설 역시 상업시설을 겸비한 주상복합으로 계획했다.
반면 45~49층 높이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동 일부 아파트 단지는 일반주거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서울시가 초고층 재건축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주거지역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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