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너지 인수를 추진 중인 프로스타캐피탈이 SK그룹 계열 펀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가 아니라 역외 펀드가 입찰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회 입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SK 측은 그룹과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인수에 뛰어든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남에너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인 호주계 인프라펀드 프로스타캐피탈은 SK그룹 계열사로 등록돼 있다. △Prostar Capital Ltd(프로스타캐피탈) △Prostar Capital Australia Pty Ltd(호주 프로스타캐피탈) △Prostar Capital Management Ltd(프로스타캐피탈 매니지먼트) 등을 포함해 총 9곳이 프로스타 관련 계열사로 신고돼 있다. 이 중 프로스타캐피탈(Ltd)이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프로스타캐피탈매니지먼트(케이맨 소재)를 비롯해 미국 및 호주 등 나머지 관련 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SK그룹이 프로스타를 통해 우회 입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조세피난처 지역에 있는 투자 회사들은 자금의 흐름을 쉽게 알기 어렵다”며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에 국내 계열사가 아니라 굳이 계열 역외 펀드가 입찰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룹 측 입장은 전혀 다르다. SK그룹에 따르면 프로스타가 운영하는 일부 펀드는 SK가 공동 무한책임 투자자(Co-GP)로, 나머지는 유한책임 투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LP로 참여하는 투자는 사전 보고를 받고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투자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체적으로 판단해 투자한다”며 “경남에너지 건은 그룹의 자금을 쓰는 거래가 아닌 만큼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내려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여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남에너지의 매각 주관사인 JP모간은 이달 말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할 계획이다. 프로스타캐피탈 외에 맥쿼리, 이큐파트너스 등 6곳이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돼 실사를 해왔다.
정소람/유창재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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