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상대역을 맡은 배우 한채아와 이렇게 가까워질 줄 몰랐어요. 촬영 중 서로 챙기고 아픈 마음을 달래줬는데, 첫 경험이었어요. "
강예원은 13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한채아와 우정을 쌓게 됐다고 전했다.
강예원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국가안보국 비정규직 직원으로 일하는 장영실 역을 맡았다. 강예원은 빈티지숍을 방문해 소품을 구입하는 등 캐릭터 표현을 위해 공을 들였다. 안경을 쓰고 부스스한 파마머리로 예쁜 외모를 감추는 등 연출에 직접 나섰다는 후문이다.
강예원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찍으면서 (외모를 역에 맞게 바꾸다보니) 저(강예원)를 못 알아보는 분들도 계셨다"며 "저 모습(장영실과 같이 꾸미지 않은 모습)이 편했지만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남자들이 한채아 씨만 쳐다보기도 했고, 외모로 사람들이 판단하는 게 많더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밝혔다. 강예원은 "배우도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말못할 서러움과 불안을 갖고 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친동생도 계속 비정규직이어서 힘들어했는데 나는 그때마다 또 계약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했다"며 "배우가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인데, (비정규직 관련해) 좋은 개선안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적인 대사로도 '꼭 정규직이 돼야 한다'를 꼽았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욕쟁이 여형사 나정안 역을 맡은 한채아는 영화 소재인 보이스피싱 경험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한채아는 "어린시절 우체국에서 카드가 발급됐다는 보이스피싱에 전재산을 날릴 뻔 했다"며 "다행히 계좌이체 와중에 알아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얘기에 은행 ATM기에 방문, 계좌이체 과정을 진행하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망설이다 초기화면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전하니 (보이스피싱 회사에서) 욕을 해 발각됐다"고 설명했다.
한채아는 그동안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각시탈' 등 청순하고 단아한 외모에 맞는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위해 복싱을 배우고 한 달 이상 액션스쿨에서 수련을 거치기도 했다.
욕을 잘하는 역할을 맡아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연도 전했다.
그는 "사실 제가 욕을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 걱정을 했다"면서도 "욕 한마디를 갖고도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국가안보국 비정규직원 장영실(강예원 분)과 형사 나정인(한채아 분)이 보이스피싱으로 털린 국가안보국 예산을 찾으려 잠복근무하는 이야기를 다룬 코믹액션영화다. 비정규직·청년실업·고용불안·정부 고위층 비리·보이스피싱 등 소재를 재미있게 담아냈다. 3월 개봉 예정이다.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연출한 김덕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여배우 두 사람이 배우로서 액션도 코미디도 다룰 수 있는 얘기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다'고 웃으면서 나갈 수 있고, 영향력이 있는 분들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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