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동윤 기자 ] 최근 3년간 공격적으로 해외 기업을 사냥해온 중국 최대 부동산기업 완다그룹이 이번엔 유럽 은행 인수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완다그룹이 유럽 은행을 사들이기 위해 매물을 물색 중이며, 독일 도이치뱅크가 매각을 추진 중인 자회사 포스트방크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포스트방크 인수 추진은 초기 단계며 공식적인 접촉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완다그룹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118억달러(약 13조5900억원)를 쏟아부었다. 대부분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다. 미국의 극장체인 AMC, 영화제작사 레전더리픽처스 등이 대표적이다. FT는 “완다그룹이 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유럽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IB업계에서는 완다그룹의 유럽 은행 인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금융업 경험이 전무한데다 중국 정부가 작년 말부터 중국 기업의 해외 M&A에 대한 승인 심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대표적 조명기업인 오스람의 가정용 조명사업 부문은 중국 기업에 넘어가게 됐다. 신랑차이징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와 독일 경제부는 최근 중국 조명기업 무린썬이 주도하는 중국 컨소시엄이 오스람의 가정용 조명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오스람 인수건은 중국 감독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로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정부는 작년 하반기 중국 자본의 독일 기업사냥에 대한 자국 내 경계 여론이 높아지자 오스람의 가정용 조명사업부 매각건을 심층 심사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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