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는데 돈은 없고…'싼 값'의 옴니채널 주식이 뜬다

입력 2017-02-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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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 30대 직장인 이형선씨는 최근 구두를 구입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백화점을 들렀다. 매장에서 신어본 구두가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구매를 망설이던 이 씨에게 친구는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 방문해볼 것을 권했다. 가격은 온라인몰이 20% 가량 더 쌌다. 이 씨는 온라인몰에서 구두를 주문했다. 이씨는 "가격이 만족스러웠다"며 "백화점에서 물건을 직접 확인해 품질에 대한 믿음도 갔다"고 말했다.

내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풍조가 소비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유통업계는 '더 싼 값'을 찾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온·오프라인 및 모바일 유통망을 융합한 '옴니채널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 오프라인 품질·온라인몰 싼 값 결합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전날보다 1000원(0.40%) 오른 2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8거래일째 상승했다. 지난 6일(22만6000원)보다 12.39% 올랐다.

온라인몰의 수익이 늘면서 이마트 주가도 올랐다. 이날 이마트의 종가는 0.90% 상승한 20만500원이었다. 이날 주가가 오른 종목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 연계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는 공통점에 증권가는 주목했다. 이른바 옴니채널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품질과 서비스, 온라인 매장의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스마트픽 서비스' 확대에 주력해왔다. 스마트픽은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찾는 옴니채널 서비스다. 예를 들면 롯데닷컴과 엘롯데에서 주문한 롯데백화점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백화점 매장에 있는 상품을 주문하면 온라인 주문 후 최고 3시간 이내 수령도 가능하다.

이마트도 정체된 오프라인 대형마트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도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며 오후 2시까지 주문시 당일 배송을 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유통·물류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이마트몰 등 온라인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온라인 사업부의 이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BGF리테일 GS리테일 신세계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이 옴니채널 관련주로 꼽힌다.


◆ '소비절벽' 장기화된다

유통업체들이 옴니채널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소득 증가율 하락에 따른 '소비절벽'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득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은 1.6% 증가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사정이 나빠지면서 연간 사업소득(-1.9%)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 증가율은 소득 증가율보다 더 낮았다.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단 0.5% 올랐다. 소비성향은 71.9%로 떨어졌다. 월 100만원을 버는 가구의 경우 71만9000원만 쓰고 28만1000원을 비축해 뒀다는 의미다.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하연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소비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올해 성장률은 각각 1.1%, 0.8%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면 온라인 쇼핑의 비중은 2010년 8.2%에서 2017년 19%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에 있어 가격을 중시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온·오프라인 병행몰의 성장은 상승세에 있다"며 "대형 유통사들이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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