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 1999년 서울의 커피전문점이 300개를 넘어섰다. 일각에서 “커피시장이 포화상태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은 틀렸다. 2010년 이후 성장 속도가 빨라지자 ‘커피버블’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였다. 이것도 빗나갔다. 작년 말 서울의 커피전문점은 1만8316개에 달했다. 편의점과 치킨집을 합친 것보다 많다. 매달 서울에만 200~300개 커피집이 새로 생겼다.
커피 수입량도 사상 최대였다. 작년 원두와 생두 등을 포함한 커피 수입량은 15만9260t. 금액으로는 약 7200억원에 달했다. 하루 소비량은 440t.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10g)를 20세 이상 성인 인구로 나누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348잔에 이른다. 모든 성인이 매일 하루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나라. 그래서 ‘커피공화국’ ‘커피에 미친 한국인’이라는 말도 나온다. 소비층이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연령층으로 확산된 영향이다.
이수정 식음료문화산업연구소장은 “한국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며 “남녀노소가 즐기는, 사회적 관계의 매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커피공화국은 그늘도 만들었다. 커피전문점의 1년 생존율은 55.6%. 절반은 1년 만에 망하는 셈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