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전경련 이사회

입력 2017-02-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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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불참…30분만에 종료
회장·회비 등 핵심 논의 못해
24일 총회서 후보 세울지 주목



[ 김순신 기자 ] 와해 위기에 내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정기 이사회가 17일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윤곽도 잡지 못했다.

전경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 소속 50여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대표 대신 위임장을 갖고 직원들이 온 경우가 많았다. 10대 그룹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왔으며, 한진그룹에선 서용원 (주)한진 사장이 참석했다. 전경련 회장단 가운데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30분간 열린 이사회에서는 작년 사업 결산을 의결했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어든 235억원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 참석한 대기업 관계자는 “후임 회장과 올해 회비 등을 논의하지 못했다”며 “작년 사업 결산과 올해 사용할 예산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기 회장과 부회장은 총회에서 결정한다는 수준의 말만 들었다”고 했다.

정기총회는 오는 24일 열린다.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이 1주일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차기 회장 선출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경련은 차기 회장을 세운 뒤 쇄신안을 마련해 조직을 추스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0대 그룹 회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료 출신이 모두 고사하면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적임자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정작 본인은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정관상 회장 부재 시 회장단에서 가장 연장자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회장단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전경련이 이대로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회비를 내지 않기로 가닥을 잡는 등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회비의 70% 이상을 내는 4대 그룹이 발을 빼면 전경련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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