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시신 인도받으려면 유족 DNA 제출"

입력 2017-02-17 19:01   수정 2017-02-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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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 "신원확인 필요"

인도네시아 부통령 "인도네시아 용의자는 사기당한 피해자"



[ 박진우 기자 ] 말레이시아 경찰이 암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시신 인도와 관련해 유족의 DNA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압둘 사마흐 마트 셀랑고르 경찰서장은 “이제까지 어떤 유족이나 친족도 신원을 확인하거나 시신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사망자 프로필과 맞는 가족 구성원의 DNA 샘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시신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다”면서도 “시신을 인계하기 전에 이 시신이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확인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김정남 시신의 부검을 15일 마쳤다.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MOSTI) 산하 화학국이 시신 샘플을 분석 중이며 그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말께 나올 전망이다.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6일 북한이 시신 인도를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하면서 “어떤 외국 정부라도 요청하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북한 의견을 존중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현지 언론인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는 전날 자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의 둘째 부인 이혜경이 시신을 받을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의 본처와 아들 1명은 중국 베이징에, 후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김정남 살해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시티 아이샤(사진)에 대해 “북한 공작원이 아니며 사기나 조작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칼라 부통령은 17일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여성이 ‘리얼리티 쇼’ 촬영으로 알고 속아서 한 일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칼라 부통령은 “(그 여성이) 왜 공항하고 가까운 호텔에 묵었겠느냐”며 “속아서 이 상황에 휘말린 피해자라는 의미밖에 안 된다”고 두둔했다.

앞서 아이샤는 경찰에서 TV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촬영인 줄 알고 ‘장난’ 삼아 참여했다고 진술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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