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사업비 비중만 11%…수익 났어도 실제론 손실

입력 2017-02-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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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개된 생보사 22곳 변액보험 사업비 현황

AIA생명 15.2%로 비중 최고…한화·메트라이프·삼성생명순
작년 생보사 평균 수익률 1~3%…사업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감원 "7월 실질수익률 공시"



[ 이지훈 기자 ] 지난해 22개 생명보험사 변액저축보험상품의 사업비 비중이 평균 11%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계사 수당 등으로지급되는 사업비 비중이 크면 펀드 투자금액이 낮아져 그만큼 보험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든다. 지난해 사업비 등을 뗀 생보사들의 변액저축보험 실질 평균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생명보험사별 변액보험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변액저축보험 보험료 총 수입은 10조7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업비 비중은 11.5%(1조2403억원)에 달했다. AIA생명(15.2%), 한화생명(14.8%), 메트라이프생명(14.3%), 삼성생명(12.7%), 동부생명(12.7%) 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생보사 일반 연금저축보험 상품의 사업비 비중이 4~7%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변액상품의 사업비 비중이 유독 높은 셈이다. 보험사별 변액저축보험 사업비 내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보장성보험 사업비는 20%를 웃돌기도 한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초기 7~10년간 사업비를 많이 떼는 상품은 조기 해약 땐 자칫 원금도 못 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험사들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사업비를 공개하지 않았다.

설계사 수당 등으로 지급되는 사업비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펀드 투자금액이 낮아져 실질 수익률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매달 내는 보험료가 100만원일 경우 사업비 등에 10%의 비용을 떼면 실제 운용자금은 90만원에 불과하다. 이 돈으로 5% 수익률을 올리면 보험 계약자의 적립금은 94만5000원에 그친다. 수익률이 5%라고 하지만 계약자로서는 5.5%의 손실이 난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계약은 특성상 장기간 유지하지 않으면 이득을 보기 어렵다”며 “사업비 비중이 높은 변액보험은 펀드에서 수익이 나도 일정 시점까지는 적립금이 납입보험료에 못 미치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변액저축보험은 사업비 비중이 높은 데다 투자 책임도 계약자에게 있어 보험사들은 앞다퉈 판매를 늘려 왔다. 설계사 수당도 다른 상품보다 높다. 삼성생명(2조2101억원), 한화생명(1조1381억원), 메트라이프생명(1조1348억원) 등 대형사뿐 아니라 AIA생명(2689억원), 동부생명(1526억원) 등도 회사 규모 대비 변액보험 실적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 보험사의 변액보험 평균 수익률은 대부분 1~3% 수준에 그쳤다.

금감원은 변액보험 관련 민원이 잇따르자 공시제도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변액보험 계약 시 청약서에 사업비 내역을 기재토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계약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뺀 실질 변액보험 수익률을 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소비자들은 변액저축보험의 사업비 내역을 알 권리가 있다”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차단하고 상품별 비교가 더 쉽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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