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용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50·사진)을 18일 소환 조사한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내일(18일) 오전 10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알고서도 묵인 내지 방조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국정농단 관련 내사를 방해하고 그의 해임을 주도한 혐의,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을 불법 감찰하고 한직으로 좌천시킨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우 전 수석이 가족 기업인 정강을 통해 자금을 유용한 의혹도 제기되지만 특검은 “개인 비리도 조사할지는 정확히 확인하기 곤란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동안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이 우 전 수석 수사에는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 특검보는 이에 대해 “우 전 수석 소환을 위한 사전조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앞서 우 전 수석 아들을 운전병으로 선발한 백승석 대전지방경찰청 경위를 참고인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했다.
특검이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우 전 수석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 전 수석은 특검팀 수사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해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최씨를 알지 못한다”며 “언론에서 봤을 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졌을 때도 최씨를 정윤회 씨의 부인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번에도 그는 같은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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