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항기에서 군용헬기까지, 국산 항공기술 결정체를 보다

입력 2017-02-19 09:18  


#거대한 정비소에 들어서자 커다란 헬기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낯이 익은 모습의 이 헬기는 미군이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운송헬기 CH-53. 영화 트랜스포머 첫 장면에 나온 블랙아웃이 변신한 기종이다. 반대편 정비소에서는 익숙한 보잉 747기가 점검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항공사업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의 모습이다.

부산 대저동에 자리한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71만㎡ 규모의 부지와 6900여종의 장비, 1만9000종 이상의 치공구를 보유한 국내 최대 시설이다.

보잉·에어버스 등의 업체에 항공기 구조물을 공급할 뿐 아니라 국군과 미군 전투기·수송기·헬기 창정비 작업을 수행한다. 지난 17일 테크센터를 방문해 대한항공의 기술력을 확인했다.

◆ 보잉747과 F-15가 한 자리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민항기 중정비 공장이다. 격납고처럼 생긴 이 공장에서는 보잉747기에 대한 정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747기 2대가 동시에 정비를 받을 수 있는 크기다.

단순히 부품을 체크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부를 완전히 분해해가며 전체 점검을 받는다.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4년에서 6년마다 이런 정비를 받는다.

이 민항기 정비공장에서는 대한항공 뿐 아니라 자회사인 진에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민항기도 정비한다.

반대편 공장에서는 국군과 미군이 운용하는 군용기를 정비하고 있었다. 정비를 위해 무장을 해제하고 도색도 전부 벗겨냈지만 군용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 곳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항공 정비사업(MRO) 단지이기도 하다. 앞서 설명했던 CH-53을 비롯해 F-15, A-10등 미 공군이 운용하는 군용기들이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1976년 테크센터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6000여대의 기체가 이곳을 거쳐갔다. 현재도 민항기와 헬기, 전투기 등 다양한 기체 40여대가 안전한 비행을 위해 평균 125일에 걸친 검사를 받고 있다.

이현수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 사업관리팀장은 "한번의 사고가 곧 인명으로 직결되는 기체들은 예방 정비가 필수적"이라며 "부품별 수명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노후 징후를 포착, 빠른 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테크센터의 차별점은 운용과 성능 개량이다. 단순 제조 뿐만이 아니라 기체를 운용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성능 개량에도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4년 국내 독자개발을 목표로 근접감시무인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다목적 지상 감시용 무인기 KUS-7 (2007년)과 전술용 무인항공기로 전환할 수 있는 KUS-9 (2009년) 개발에 성공했다.

다목적 전술급 무인항공기 KUS-FT는 현재 군에 보급하기 위해 양산 중이다. 2013년 10월 보잉사와 500MD 헬기 무인화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현재 500MD 1대를 무인화 개조개발해 시험비행을 진행 중에 있다.

◆ '드림 라이너' 보잉787-9 제작·도입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보잉 787-9 항공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2004년부터 보잉사의 787기 제작·설계 작업에 참여, 현재 테크센터에서 레이키드 윙팁(날개 끝 곡선 구조물), 후방 동체, 플랩 서포트 페어링(날개 밑에 달린 고양력 장치) 등 5개 핵심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특히 787-9기에 적용되는 복합 신소재 가공분야에서 뛰어난 품질 수준을 입증받았다. 787-9기에는 무게는 줄이면서 강도는 높인 탄소복합재의 비율을 기존 15%에서 50% 이상으로 크게 늘렸다. 이를 통해 연료 효율성을 20% 향상시키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20% 줄였다.

보잉 787-9기는 기존 787-8기보다 550km 더 비행할 수 있고 장착 좌석도 30여석 많다. 창문이 넓어지고 천정 높이도 높아져 승객 편의성 또한 크게 개선했다.

대한항공은 2월말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총 10대를 도입해 운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조원 수준이었던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을 2020년 2조원, 2025년 3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아직 미미한 수준인 군용 무인기 매출을 2025년에는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도현준 항공우주사업본부 부본부장은 "올해 무인기 군 납품과 항공기 성능개량사업 다각화 등으로 매출이 고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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