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유의 여신상에 걸린 ‘이민자 환영’ 현수막

입력 2017-02-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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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에 21일(현지시간) “이민자를 환영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공교롭게도 국토안보부가 미국 내 불법체류자를 추방하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 방침을 발표한 날이다.

이날 낮 12시40분께 뉴욕 맨해튼 리버티섬에 설치된 자유의 여신상 전망대에 폭 3피트(약 90cm), 길이 20피트(약 6m)의 현수막이 펼쳐졌다. 나일론끈으로 고정된 붉은색 현수막에는 흰색 글씨로 “이민자를 환영한다(Refugees Welcome)”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현수막은 자신을 ‘알트 레이디 리버티(Alt Lady Liberty)’라고 밝힌 행동주의 단체가 설치했다. 이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문구와 함께 사진을 올렸으며 관련 사진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대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민자 출신으로 이들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원칙이 공격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공식적인 조직이나 단체가 아니며 우리가 믿는 미국에 대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그룹”이라고 밝혔다. 1886년 미국의 관문인 뉴욕항 남단에 설치된 자유의 여신상은 지금까지도 미국에 입국하는 새로운 이민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주면서 환영의 메세지를 전하는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기습 설치된 현수막은 국립공원청(NPS)에 의해 약 한시간 만에 철거됐다. NPS는 국가 기념물에 현수막을 부착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용의자를 찾기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국토안보부는 단속 대상이 1100만명에서 최대 1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자를 단속, 추방하기 위해 세관국경보호국(CBP) 5000명, 이민세관집행국(ICE) 1만명 등 1만5000명의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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