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특허 남용은 한국만 문제 삼은 것이 아니다. 일본 중국이 과징금 등의 조치를 내린 바 있고, EU 대만 등이 조사에 나섰으며, 심지어 미국에서도 연방거래위원회(FTC), 애플 등이 소송을 제기했다. 더구나 퀄컴에 피해를 본 기업도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인텔 애플 등 미국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퀄컴의 위법행위를 한국 공정위에 증언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퀄컴의 주장대로라면 인텔 애플 화웨이도 한국 공정위와 유착 기업이라는 말인가.
오히려 의혹을 사는 쪽은 다름 아닌 퀄컴이다. 퀄컴은 한국에서 조사가 시작되자 도둑이 제 발 저리듯이 공정위를 극비 방문해 선처해 달라고 했고, 그 뒤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채고는 공정위에 자진시정을 조건으로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동의의결을 신청하기도 했다. 퀄컴 스스로도 특허남용을 인정한다는 방증이다.
그런 퀄컴이 막상 제재조치가 확정되자 “공정위 결정은 한국과 퀄컴의 윈-윈 관계를 무시했다”고 말하더니 특검의 삼성 조사 이후에는 아예 “공정위와 삼성의 커넥션 때문”이라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게다가 공정위 제재조치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운운하는 것을 보면 퀄컴이야말로 미국 정부와 깊이 유착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물론 특검의 무리한 수사도 논란이다. 삼성을 억지로 엮어 넣은 결과 온갖 예상치 못한 파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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