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쇼트트랙 금·은 '싹쓸이'…심석희·최민정 2관왕
[ 최진석 기자 ]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태극전사들이 22일 하루 동안 6개의 금메달과 4개의 은메달을 추가했다. 전통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3개씩 수확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 3개를 따냈고, 스키 알파인 종목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사진)은 열흘 전 심각한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해 이번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이날 쇼트트랙을 점령한 심석희(20·한국체대), 최민정(19·성남시청)도 대회 2관왕 자리에 올랐다. 한국은 남녀 쇼트트랙 종목에 걸린 총 8개 금메달 가운데 5개를 휩쓸면서 아시아 최강 전력을 과시했다.
◆‘역시’ 쇼트트랙, 메달 6개 수확
한국 쇼트트랙의 위상은 여전했다. 이날 대표팀은 남녀 1000m 종목을 모두 휩쓸었다. 주인공은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와 남자 대표팀 서이라(25·화성시청).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는 이날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30초376의 기록으로 결승전을 가장 빨리 통과했다. 함께 레이스를 한 최민정은 심석희에 이어 2위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일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전날 500m 결승에서 경기 막판 판커신(중국)에게 다리를 잡히는 ‘나쁜 손’ 논란에 휩싸이며 실격돼 금메달 기회를 날렸다. 이날 그는 설욕전을 펼치듯 1000m에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20일 1500m에서 우승한 최민정은 500m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날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며 금·은·동 수집을 완성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3000m 계주 결승에서도 중국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민정, 심석희, 노도희(22·한체대), 김지우(18·화정고)가 출전한 한국은 레이스 초반 선두로 나서다 다섯 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선두를 내줬지만, 마지막 주자인 최민정이 역전하며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최민정과 심석희는 2관왕이 됐다.
이어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선 서이라를 비롯해 신다운(24·서울시청)과 이정수(29·고양시청)까지 3명이 진출해 일찌감치 한국의 금메달을 예고했다. 심석희의 기운은 서이라가 이어받았다. 서이라는 1분24초097의 기록으로 신다운(1분24초119)을 0.022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남자 대표팀의 ‘맏형’ 이정수는 1분24초169로 3위에 올랐다. 이정수는 한 나라가 메달을 모두 가져가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동메달을 양보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어 열린 3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정수, 신다운, 서이라, 박세영(화성시청)이 출전한 한국은 중국에 이어 2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정강이 여덟 바늘 꿰맨 이승훈 3관왕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이승훈의 부상투혼이 빛났다. 이승훈은 이날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1만m,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각각 차지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열흘 전 오른쪽 정강이를 여덟 바늘 꿰매는 부상을 딛고 거둔 성과였다.
이승훈은 이날 1만m에서 13분18초56의 기록으로 금빛 질주를 완성했다. 이승훈은 이어 열린 남자 팀추월 경기에서도 3분44초32의 아시아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승훈은 지난 20일 남자 50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이번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다. 이달 초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 팀 추월 경기 중 넘어져 본인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쪽 정강이를 베이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훈은 팀 사기 등을 고려해 참가를 강행했고, 값진 성과를 거뒀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도 이날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김보름은 여자 5000m에서 7분12초58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지난 20일 여자 3000m와 21일 여자 팀 추월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이날 우승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스키 알파인 남자 대회전에 참가한 김현태(27·울산스키협회)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22일까지 금메달 12개를 획득해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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