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17일 연속 순매수
[ 김익환 기자 ]
현대중공업이 비(非)조선 사업 부문 분사(분할)를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이 회사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500원(1.62%) 오른 15만7000원에 마감했다. 기관투자가는 이날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총 125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에 현대중공업 주가는 18.49% 올랐다. 순매수 행진을 놓고 기관이 분할 안건을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의 분할은 이달 27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주총의 안건으로 다뤄진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중공업 주주는 분할로 존속·신설되는 회사인 현대중공업(조선해양 사업 부문)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사 주식을 오는 5월3일(재상장일) 확보하게 된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 주주의 지분가치가 분사를 통해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이 업황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사업과 분리되면 순자산가치(PBR)가 현재 0.7배에서 경쟁업체 수준인 1배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태양광 사업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구조조정 작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사를 통해 현대중공업 기업가치는 종전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 과정에서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지분 13.4%의 가치가 되살아나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기업이 인적분할을 하면 자기자본을 깎아 먹던 자사주가 사업회사 지분으로 바뀌면서 그만큼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