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주 DK유아이엘 대표, 스마트폰 부품 해외서 '러브콜'…수출 5년새 10배↑

입력 2017-02-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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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폰 키패드 생산업체
기존 기술 활용 고도화 집중
종합부품사로 재탄생시켜

국내 대기업에 대부분 공급
올해 매출 5000억 목표



[ 이민하 기자 ]
2011년 DK유아이엘은 존폐 위기에 놓였다. 한때 26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14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적자가 2년간 이어졌다. 모든 것이 한순간이었다. 일반 휴대폰(피처폰) 부품 시장에서 쌓아 올린 입지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져 내렸다.

당시 중국 톈진법인장이던 김상주 DK유아이엘 대표가 긴급 소환됐다. 모기업이었던 동국제강 경영진은 김 대표에게 회사를 살려달라고 주문했다. 5년 뒤 회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부품회사로 재탄생했다. 매출은 45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수출 규모도 1300만달러에서 1억6000만달러로 10배 이상 불어났다. 김 대표는 지난해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했다.

◆현장 직원에서 오너로

1982년 설립된 DK유아이엘은 일반 휴대폰 내 자판(키패드)을 주로 생산해왔다. 터치디스플레이를 쓰는 스마트폰에는 필요 없는 부품이었다.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키패드는 필요 없더라도 부품 생산에 쓰인 사출·성형·가공 기술은 유효하다고 믿었다. 카메라 모듈이나 터치패널 등 스마트폰용 부품을 찾자는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기존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홈·볼륨조절 등 스마트폰 기능버튼, 유심칩 트레이, 방열·방수 테이프, 스피커 고무덮개 등 쓰임 범위가 많이 넓어졌다. 김 대표는 “다들 사양산업이라고 손을 놓을 때 그 속에서 살길을 찾았고, 결과적으로 큰 경쟁자들 없이 부품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DK유아이엘은 국내 대기업의 스마트폰 부품을 거의 전량 공급하고 있다. 중국 유명 업체들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늘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삼성전자 TV가전 생산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뒤 20년 넘게 쌓아온 경험 때문이었다. 직접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근무 환경을 바꿔갔다. 개선점을 찾으면 10억원 이하의 투자는 현장에서 결정한다. 그는 “현장에는 언제나 개선점이 있고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종합부품 기업 성장”

김 대표는 지난해 지주사를 설립하고 580억여원을 들여 회사 지분 34%를 사들였다. 지주사는 4~5개 주요 협력사 대표들과 같이 출자해 세웠다. 그는 “지난 5년간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회사가 다른 인수자에게 넘어가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며 “협력사 대표들을 모아놓고 같이 한 단계 더 올라가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올해 김 대표는 스마트폰 종합부품 회사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5000억원 선이다. 기존의 기능버튼, 방수 부자재, 액세서리 등에서 유리·금속 질감의 외장재, 스마트기기 부품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매년 200억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금형, 제조 등 기술인력 비중도 50% 이상으로 늘렸다. 올해는 3~4개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기존 양산 소재보다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개선한 접착제, 이형제, 도료 등 자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역량을 강화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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