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작년 공시의무 위반 기업 급증… 과징금 22억원 부과"

입력 2017-02-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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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지 기자 ] 공시위반 점검 시스템 개선으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공시의무 위반 제재조치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징금 부과액도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를 위반한 사건은 185건으로 전년(126건)에 비해 46% 증가했다. 이 중 위반정도가 중대한 91건에 과징금 부과을 부과했고, 28건에 대해서는 증권발행제한 등 엄중조치를 취했다. 경미한 66건에 대해서는 계도성 경고·주의 조치를 내렸다.

과징금 부과액은 2013년 13억9000만원에서 2015년 6억8000만원으로 줄다가 지난해 22억1000만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공시위반 점검 및 공시위반 점검 시스템 개선 등으로 적발 및 조치건수가 크게 증가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공시를 위반한 기업은 총 95개사로 비상장법인은 52곳(131건),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은 29곳(38건)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은 14곳으로 16건의 공시를 위반했다.

금감원은 "공시인프라가 부족한 비상장법인의 정기공시위반과 상장 추진 등을 이유로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한 비상장법인의 다수 발행공시 위반으로 비상장법인의 공시위반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공시위반 유형 중에서는 발행공시 위반이 74건(40.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비상장법인이 공모기준 등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수의 위반행위를 했다"며 "조치 기준을 개선해 소액공모 공시서류 제출의무 위반 사례 28건을 처리한 것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주요사항보고서 위반(54건), 정기공시 위반(51건)이 뒤를 이었다.

주요사항보고서 위반은 2015년 대비 건수와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상장법인은 자산양수도 관련 위반이 22건, 비상장법인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관련 위반이 16건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기보고서 위반비중은 평년 수준이나, 조치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을 확정하고, 정기보고서 제출현황을 점검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매분기 일괄 점검하고 있는 탓이다.

비상장법인의 발행공시 위반의 경우 제3자배정 증자를 하면서 1년간 전매제한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회사의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주주가 매출을 한 사례가 있었다.

정규 시장가격이 없는 비상장법인 주식을 취득할 때에는 종전 발행가액이나 장외 거래가격 비교 등을 통해 적정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지나치게 호재성 정보에만 의존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당부했다.

상장법인의 정기보고서 위반도 투자자의 주의를 요한다. 경영진의 횡령·배임이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장법인의 경우, 외부감사인과 다툼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기보고서 지연제출 상장법인에 대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투자 시에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가 사전에 합병대상 회사를 특정하였음에도 기업공개(IPO)신고서에 합병대상법인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거짓으로 기재를 한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이를 사전에 알고 매매거래를 하는 경우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폐지 모면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중요사항 거짓기재나 기재누락 등 공시의무를 회피하는 악의적인 공시위반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처를 할 것"이라며 "공시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비상장법인의 공시위반 예방을 위해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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