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책임근무·책임예산제 '셀 경영'…6개월 넘던 서비스 출시 한달 반으로 단축

입력 2017-02-23 16:10   수정 2017-02-23 16:11

'자율·책임' 중시하는 네이버 문화

직원복지도 업계 최고 수준



[ 이호기 기자 ] 네이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임직원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직원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철학 아래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복지 제도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메바 경영’으로 혁신 속도 높여

네이버가 2015년 도입한 ‘셀 경영’은 조직을 잘게 쪼개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하나의 조직으로 뭉쳐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실행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크기가 0.2㎜로 작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하는 단세포 동물 아메바에 빗대 ‘아메바 경영’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조직의 혁신성을 유지하기 위해 창안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에는 본부→센터→실→팀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명령 체계로 인해 주요 서비스를 하나 출시하는 데만 반 년 이상 걸렸다”며 “서비스 기획 부문을 셀 조직으로 바꾼 뒤 서비스 출시 기간이 1.5개월까지 줄어드는 등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셀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곳은 분사 직전 단계인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해준다. CIC는 별도의 자본금을 두고 신규 채용 및 보상 체계까지 따로 갖추고 있다. CIC 수장은 ‘셀 리더’가 아니라 ‘대표’라고 불린다. 최초의 CIC인 ‘웹툰&웹소설’은 최근 별도 법인으로 분사됐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나 의무적으로 할당된 업무 시간을 없애고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책임근무제’, 각 조직에 주어진 예산을 조직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책임예산제’도 시행 중이다. 휴가 병가 등 결재가 필요한 항목의 70%를 조직장 승인 없이 본인이 전결하는 ‘본인전결제’, 개인별 업무 특성에 따라 필요한 기기를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도록 업무기기 예산을 개인에게 부여하는 ‘업무 기기 셀프 초이스’ 등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사내 해커톤 프로젝트 ‘네이버 핵데이(NAVER Hack Day)’를 개최하는 등 임직원 누구라도 평소 생각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현하고,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홈닥터 수면실까지…복리 혜택도 최고

네이버는 홈닥터 코어센터(헬스장) 수면실 임산부휴게실 등 직원을 위한 사내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임직원은 회사에 상주하는 홈닥터를 통해 간단한 의약 상담 및 진료부터 계절성 독감, B형 간염, A형 간염 등 예방 접종까지 받을 수 있다. 코어센터에서는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개인별 맞춤 자세 교정을 받거나 필라테스, 서킷 트레이닝 등 그룹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사내 어린이집도 직원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 네이버는 2011년부터 ‘푸른보육경영’과 연계해 직원들의 주거주지인 분당 서초 수지 지역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푸르니 어린이집은 오후 10시까지 시간외 보육과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의 보육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단체 상해보험 혜택도 인기다. 네이버는 직원 본인뿐만 아니라 직원 가족들에게 통원 진료에서 입원 수술비 약제비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상해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정이 있는 직원은 양가 부모와 배우자 및 자녀까지 상해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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