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안 나오는 증인들…그래도 뾰족한 수 없는 헌재

입력 2017-02-24 17:35  

경찰에 소재 파악 요구가 전부
강제구인 등 실효성 없어



[ 이상엽 기자 ] ‘90여명→36명→25명.’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헌법재판소에 신청한 증인은 90여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36명만 증인으로 채택됐다. 헌재 대심판정에 나온 증인은 25명에 그쳤다.

헌재는 상당수 증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출석명령서를 전달하지 못했다. 일부는 “몸이 아프다” 등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첫 증인은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2차 변론, 1월5일), 마지막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16차 변론, 2월22일)이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재가 신문한 증인은 세 명이다.

헌재의 증인 신문은 탄핵심판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핵심 키’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를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등 주요 증인의 잇따른 불출석으로 증거 채택과 진실 규명에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탄핵심판 초반 핵심 증인인 최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갖가지 이유를 들며 3차 변론에 불출석했다. 당시 박한철 헌재 소장은 “다음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헌재법과 심판 규칙에 따라서 강제구인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5차 변론(1월16일)에 증인으로 나왔다. 최씨는 지난 22일에도 대통령 측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헌재는 주요 증인의 불출석에 속수무책이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한 변호사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 헌재가 강제구인할 수 있다”며 “다만 신문 날짜에 임박해 사유서를 제출하면 헌재가 판단할 시간과 구인영장을 발부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헌재법 제79조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출석요구서가 전달돼야 증인 소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도 헌재로선 골치다. 요구서를 받지 않은 사람을 강제구인할 수는 없다. 핵심 증인이 잠적해도 경찰에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다. 고씨와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을 헌재 심판정에 세우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헌재는 법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타난 고씨에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이마저 실패했다.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두 차례나 출석하지 않았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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