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예고
퇴진행동 "해방의 날로 만들자"
탄기국 "300만명 모여 기적을…"
경찰, 충돌 대비 2천명 증원
박사모 카페에 '이정미 살해'
보수 단체, 박영수 자택서 시위
[ 성수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2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열린다.
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이날 양측은 각각 ‘총동원령’을 내리고 사상 최대 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경찰은 각 주최 측이 ‘총력전’을 예고한 만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고 현장 투입 인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올해 처음으로 전국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2.25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본집회를 연다. 특검 연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정농단 연루 재벌 구속 등을 외칠 예정이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헌법재판소 및 청와대 주변을 행진하고 SK사옥 등 대기업 본사 방향으로도 행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태극기집회 주최 측도 박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 태극기집회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태극기집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정동 대한문 앞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은 “300만명이 모일 수 있도록 기존 집회장소에 더해 을지로입구역까지 집회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양측 지도부는 선동에 가까운 표현으로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퇴진행동은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대국민 호소문에서 “박근혜가 눈물 흘리며 청와대를 걸어나오는 피해자의 모습이라면 어떻겠느냐, 3월의 봄을 다시금 민주주의와 자유가 해방되는 날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탄기국도 19일 홈페이지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남대문 넘어 서울역까지 300만명이 집회에 참여하는 기적을 만들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도를 넘어선 게시물을 올려 경찰이 내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24일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온라인 카페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당 게시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은 같은 날 오후 7시께 박영수 특검의 자택 인근에 찾아가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집회는 태극기 측이 촛불 측의 행진경로를 선점한 3월1일 집회의 전초전이 될 것 같다”며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18일 배치한 1만5000명보다 2000명 늘어난 1만7000명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광화문에 100만명 넘게 집결했을 때도 아무런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무력 충돌은 안 된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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