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188> '질병 예방'으로 생애의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까

입력 2017-02-26 16:36  

몇 년 전부터 ‘웰빙’이라는 말이 보편화될 정도로 건강 관리와 질병 예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이젠 비타민제나 영양제 등 건강보조식품을 챙겨 먹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건강검진도 매년 꼬박꼬박 받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에 맞춰 의료계에서도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예방 의료’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도 질병 예방을 통해 국가 의료비를 줄이는 한편,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려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내도록 지원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예방 의료를 통해 ‘질병 예방’과 ‘생애의료비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 질문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조금 다른 대답을 내놓고 있다.

야스나가 히데오 도쿄대 교수는 예방 의료가 건강 관리에는 효과가 있어도 생애의료비를 절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그는 대부분의 예방 의료가 장기적으로는 의료비와 간병비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이런 주장이 의료경제학 분야에서는 이미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금연정책은 단기적으로 의료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비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흡연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이나 심근경색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사망까지 쭉 지출되는 생애의료비 관점에서 보면 비흡연자보다 의료비가 적게 들 수 있다. 반대로 비흡연자는 흡연자에 비해 40~60대에 의료비가 적게 들겠지만, 수명이 길어진 결과 노년기 후반에 의료비나 간병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암과 같은 중증질환에서부터 치매 등 노인성질환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결과 개인과 국가의 의료비 지출 총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건강을 관리하고 예방 의료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단, 예방 의료는 의료비와 간병비가 지출되는 시기를 늦출 뿐, 생애의료비 자체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평소 적절한 운동과 함께 예방 진료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한편, 노후에 증가할 의료비와 간병비 준비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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