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동 유적지' 가야 생활상 보여줘
경전선 폐철로 달리는 '낙동강레일바이크'
382m 분성산 오르면 김해 시가지 한눈에
[ 김해연 기자 ] 경남 김해는 2000년 전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금관가야의 수도였다. 발걸음을 조금만 옮겨도 시내 도심 곳곳에서 문화유적을 접할 수 있다.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능과 수로왕비의 능을 비롯해 봉황동 유적지와 가야테마파크, 가야 유물의 보고인 국립김해박물관과 대성동 고분박물관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 높지 않은 분성산(382m)에 올라 김해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도 있고 하산길에는 김해천문대, 분산성, 만장대, 충의각, 해은사도 둘러 볼 수 있다. 주말 가족나들이에 제격인 ‘가야왕도’ 김해다.
김해의 상징 ‘수로왕릉·수로왕비릉’
가락국(AD 42~532년) 시조대왕을 모시고 있는 수로왕릉은 김해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이다. 수로왕은 알 중에서 맨 처음 나왔다 해서 ‘수로(首露)’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왕릉 앞 납릉정문 위에는 신어상(神漁像)이라 불리는 석탑을 가운데 두고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마주보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주변 비석에는 태양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런 문양은 인도 고대국가인 아유타국에서 흔한 양식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파사석탑(婆娑石塔)을 배에 싣고 김해로 왔다는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흥미롭게 다가온다. 봉분 규모는 직경 21~22m, 높이 5m 정도다. 수로왕비릉(사적 제 74호)은 김해시 구산동에 있다. 수로왕릉은 인근 대성동 박물관과 민속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수로왕비릉은 별도 주차장이 있다. 주차요금은 무료다.
봉황동 유적지와 회현동 골목길
봉황동 유적지는 금관가야 최대 유적지로 꼽힌다. 초기 가야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은 높이 7m, 동서 길이 약 130m, 남북 너비 약 30m의 낮은 언덕에 자리해있다. 구릉의 남쪽은 회현동 마을에 인접해 있고, 북동쪽 낭떠러지 밑에도 민가가 들어서 있어 패각층이 드러난 단면과 구릉 위에 흩어진 하얀 조개껍데기를 볼 수 있다.
봉황동 유적지를 둘러본 후 내려오면 회현동 주민센터 주변으로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벽화를 마주한다. 집 대문마다 소형 태양광등을 달고 벽화 11종, 설치미술 12종 등으로 벽화거리를 꾸몄다. 유적지와 주민생활권의 조화를 엿볼 수 있다.
가야의 역사를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려면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구산동에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 문화유산을 집대성하고, 고고학 중심으로 특화해 1998년 7월 개관한 곳이다. 지상 3층 지하 1층 건물 외벽 윗부분은 강판으로 처리해 ‘철의 왕국 가야’ 이미지를 강조했다. 3개 전시실에 가야유물 1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남쪽으로 500m만 가면 대성동고분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일대가 고분이다.
역사와 놀이를 한번에 ‘가야테마파크’
아이와 함께 가족이 나들이에 나섰다면 가야테마파크가 제격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500여년 동안 번영을 누렸던 ‘제4의 제국’ 가야 이야기를 공연과 전시, 체험, 놀이시설 등으로 꾸민 패밀리 테마파크다. 가야왕궁과 뮤지컬공연장, 각종 체험마을, 놀이시설, 캠핑장 등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은 장소다.
김해 분성산은 그리 높지 않아 오르기 어렵지 않다. 주차장에서 15분 정도만 걸어가면 김해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부에 다다른다. 낙동강 하류 드넓은 김해평야와 도심 곳곳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름다운 김해 야경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김해천문대는 학생들에게 인기다. 망원경 사용과 실내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천체관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예약해야 한다. (055)337-3785
생림면 낙동강변으로 이동하면 경전선 폐철로를 이용해 만든 ‘낙동강레일파크’가 있다. 낙동강 위 철교를 달리는 레일바이크, 기차 터널을 개조해 만든 와인동굴, 열차카페 등으로 이뤄져 있다. 햇볕과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캐노피형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왕복 3㎞ 구간 중 낙동강 철교를 횡단하는 구간도 있다. 기존 생림터널을 리모델링해 만든 와인동굴은 김해의 특산물인 산딸기를 이용해 만든 와인을 전시 판매한다.
김해 대표 먹거리 ‘진영갈비’ ‘불암장어’
김해의 대표 먹거리는 육질이 연해 맛좋기로 소문난 ‘진영갈비’와 10시간을 고아 소스 맛이 일품인 ‘불암장어’다. 진영갈비는 양이 많고 값이 싸며 육질이 연해 부산, 창원 인근 지역에서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예부터 김해지역은 축산물 주산단지로 유명했다. 어방동의 도축장(부경축산) 우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싸고 질 좋은 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좌곤리 일대 700여m의 도로(국도 14호선)변에는 10여 곳의 갈비집이 늘어서 음식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불암장어는 지명에서 유래한 음식 이름이다. 부산과 김해의 경계인 서낙동강을 잇는 김해교를 건너면 김해시 불암동이다. 과거에는 강변 좌우로 30여개의 장어구이 전문점들이 늘어서있어 불암장어거리로 불렸다. 지금은 20여개 업소가 신축 건물에 입주하면서 불암동 장어타운이 조성됐다.
김해=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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