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하늘 기자 ] 
게임업계 왕좌가 바뀔 것인가. 게임업계 1위 자리를 두고 한국 대표 게임업체 넥슨과 모바일게임 강자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치열한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 넥슨이 모바일게임 적응기를 거치며 주춤하는 사이 넷마블은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을 흥행시키며 넥슨과의 격차를 좁혔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이 기세를 유지하면 올해 3분기에 넥슨을 따라잡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넥슨과 격차 바짝 좁힌 넷마블
넥슨은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난해 6월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진 엔화 강세(엔고) 현상으로 실적 발표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1조9358억원을 기록했다. 일정 환율 환산(전년 동기와 같은 조건의 환율을 적용) 시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엔화 기준으로 계산하면 역성장했다. 넥슨의 엔화 기준 매출은 2015년 1902억엔에서 지난해 1831억엔으로 4% 감소했다.
기준 화폐에 따라 이처럼 정반대 성적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이어진 엔고 현상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증시는 6월 브렉시트 결정, 하반기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가 이어졌다. 그러자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엔화가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원화나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넥슨은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9%)보다 한국(41%)과 중국(41%) 비중이 높다. 일본 도쿄증시 상장사인 넥슨은 공시 매출을 엔화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다른 나라 환가치보다 높을 때 손해를 본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1000만원을 벌었을 때 매출이 100만엔으로 잡혔다가도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 90만엔으로 잡힐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고 때문에 지난해 매출 2조원 클럽 가입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넥슨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본의 대표 게임 기업 소니와 닌텐도도 엔고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아쉬운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일단 넥슨은 한숨 돌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 때문에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전망이다. 넷마블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다. 넥슨의 지난해 모바일게임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4581억원을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특급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지난해 내놓은 ‘히트’ 글로벌 버전이 얼마 전 1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혼’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내놓은 야심작들이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 게임은 출시 초기에는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지난 24일 기준 앱 장터 매출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넥슨은 화려한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앞세워 반등을 노릴 방침이다. 개발작부터 퍼블리싱(배급) 게임, 유명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에서 인디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20여종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다크어벤저 3’ ‘야생의 땅: 듀랑고’ ‘레고 퀘스트앤콜렉트’ 등의 대작 게임들이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모바일에서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1조5061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40.4%, 31.1% 늘어난 성과다. 기존 주력 모바일게임의 흥행이 이어진 가운데 막판 ‘흥행 대박’을 터뜨린 레볼루션이 한몫했다.
지난해 12월14일 출시된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매출 79억원, 첫달 매출 2060억원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껑충 뛰었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출시 3~4년차를 맞은 기존 주력 게임도 여전히 매출 5위 안에 들면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5년간 연평균 61%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넷마블, 매출 3조원 돌파 전망도
게임업계에서는 레볼루션 해외 출시와 모바일 신작 17종 라인업을 앞세운 넷마블이 올해에도 고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 수년간 보인 성장세를 고려하면 올해 넥슨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오는 3분기에 업계 1위가 바뀔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넷마블이 올해 3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내고 넷마블이 올해 매출 3조1140억원, 영업이익 9292억원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각각 전년 대비 100%, 20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해외 진출, IP의 확장성, 검증된 개발인력의 우수성 등 세 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이 같은 추정치를 냈다”며 “넷마블 상장 시 적정 시가총액은 15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게임업계 왕좌가 바뀔 것인가. 게임업계 1위 자리를 두고 한국 대표 게임업체 넥슨과 모바일게임 강자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치열한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 넥슨이 모바일게임 적응기를 거치며 주춤하는 사이 넷마블은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을 흥행시키며 넥슨과의 격차를 좁혔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이 기세를 유지하면 올해 3분기에 넥슨을 따라잡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넥슨과 격차 바짝 좁힌 넷마블
넥슨은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난해 6월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진 엔화 강세(엔고) 현상으로 실적 발표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1조9358억원을 기록했다. 일정 환율 환산(전년 동기와 같은 조건의 환율을 적용) 시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엔화 기준으로 계산하면 역성장했다. 넥슨의 엔화 기준 매출은 2015년 1902억엔에서 지난해 1831억엔으로 4% 감소했다.
기준 화폐에 따라 이처럼 정반대 성적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이어진 엔고 현상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증시는 6월 브렉시트 결정, 하반기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가 이어졌다. 그러자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엔화가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원화나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넥슨은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9%)보다 한국(41%)과 중국(41%) 비중이 높다. 일본 도쿄증시 상장사인 넥슨은 공시 매출을 엔화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다른 나라 환가치보다 높을 때 손해를 본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1000만원을 벌었을 때 매출이 100만엔으로 잡혔다가도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 90만엔으로 잡힐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고 때문에 지난해 매출 2조원 클럽 가입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넥슨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본의 대표 게임 기업 소니와 닌텐도도 엔고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아쉬운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일단 넥슨은 한숨 돌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 때문에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다.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전망이다. 넷마블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다. 넥슨의 지난해 모바일게임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4581억원을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특급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지난해 내놓은 ‘히트’ 글로벌 버전이 얼마 전 1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혼’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내놓은 야심작들이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 게임은 출시 초기에는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지난 24일 기준 앱 장터 매출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넥슨은 화려한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앞세워 반등을 노릴 방침이다. 개발작부터 퍼블리싱(배급) 게임, 유명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에서 인디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20여종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다크어벤저 3’ ‘야생의 땅: 듀랑고’ ‘레고 퀘스트앤콜렉트’ 등의 대작 게임들이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모바일에서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1조5061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40.4%, 31.1% 늘어난 성과다. 기존 주력 모바일게임의 흥행이 이어진 가운데 막판 ‘흥행 대박’을 터뜨린 레볼루션이 한몫했다.지난해 12월14일 출시된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매출 79억원, 첫달 매출 2060억원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껑충 뛰었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출시 3~4년차를 맞은 기존 주력 게임도 여전히 매출 5위 안에 들면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5년간 연평균 61%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넷마블, 매출 3조원 돌파 전망도
게임업계에서는 레볼루션 해외 출시와 모바일 신작 17종 라인업을 앞세운 넷마블이 올해에도 고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 수년간 보인 성장세를 고려하면 올해 넥슨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오는 3분기에 업계 1위가 바뀔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넷마블이 올해 3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내고 넷마블이 올해 매출 3조1140억원, 영업이익 9292억원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각각 전년 대비 100%, 20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해외 진출, IP의 확장성, 검증된 개발인력의 우수성 등 세 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이 같은 추정치를 냈다”며 “넷마블 상장 시 적정 시가총액은 15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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