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어제 오늘 열리고 있는 ‘MWC 2017’의 분위기는 예년과 좀 다르다. 삼성전자의 활동이 무언가 아쉽다는 게 중평이다. 신제품 발표회 참석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삼성답지 않은 이벤트였다”는 인텔 측의 촌평이 외신을 탔다. 기술적인 문제로 행사 시작이 20분 정도 늦춰지는 등 진행이 예전만큼 깔끔하지 못했다고도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랜드 자부심이 강하고 행사운영에 정평이 나 있는 삼성이 약점을 드러냈다”고 거들었다.
차기 기대작 갤럭시S8을 이 행사에서 공개하지 않은 탓으로 보는 시각이 물론 없지는 않다. 그러나 고동진 사장 등 회사 수뇌부가 대거 출동했는데도 나사가 헐거워진 듯한 모습은 삼성답지 못하다. 그린피스의 신제품 발표장 난입사태도 뒷맛이 쓰다. 그린피스는 갤럭시노트7의 친환경적 재활용을 촉구하는 기습 현수막 시위를 펼치다 쫓겨났다. CNBC 포천 등 외신은 반갑다는 듯 상세히 보도했다.
일련의 사건들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와도 오버랩된다. ‘배싱’ 분위기 뒤에는 모종의 음해공작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작은 빌미라도 제공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 지면에서 ‘올드보이’인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판국에 이재용 부회장 구속조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삼성 임직원들의 관심도 인사에만 쏠려 있는 듯하다. 초일류 삼성의 저력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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