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 분석
현재 즐기는 '욜로족' 늘며 여행 가방·편한 의류 각광
남녀 패션 경계도 사라져…남성복 색은 초록·핑크 과감
[ 이수빈 기자 ] 세계 최대 명품업체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왕실용 여행가방으로 출발했다. 이후 패션, 잡화(지갑 핸드백)로 영역을 넓혔다. 루이비통이 다시 여행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작년에는 18개월간 개발한 ‘뉴롤링러기지’를 선보였다. 부피를 크게 줄이고 수납공간은 넓힌 제품이다. 올해는 ‘모노그램 티타늄 트롤리 트렁크’를 내놓을 계획이다. 레이저로 모노그램 무늬를 새긴 가방이다. 작년 10월에는 여행가방 브랜드 리모와를 인수하기도 했다. 여행객 증가로 가방을 비롯한 여행패션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루이비통의 예상대로 여행패션이 명품과 패션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욜로족
삼성패션연구소는 28일 올해 봄·여름 시즌 주요 패션 트렌드로 여행 패션을 꼽았다. 청년층 사이에서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는 뜻인 ‘욜로(YOLO·you only live once)’가 주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 욜로족(族)은 월급을 모아 집이나 차를 사기보다 오늘을 즐기는 삶을 지향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욜로족이 늘면서 여행가방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년층뿐 아니라 요즘은 중장년층 여행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트렌드는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MCM이 브랜드 탄생 40년을 기념해 새로 내놓은 트래블컬렉션도 여행용 가방과 액세서리다. MCM은 올해 봄·여름 시즌에 영국 신진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래번과 협업해 공개한 컬렉션 콘셉트도 여행으로 잡았다. 인기 가방 모델 ‘비세토스’에 쓰이는 캔버스 원단과 군복 등을 재활용해 제작한 여행용 가방을 선보였다.
정장 브랜드들도 여행객을 겨냥해 편하고 가벼운 의류를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상과 여행지에서 모두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에서 착용감을 높인 제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빨질레리는 기장이 짧은 블루종 비중을 늘렸다. 가죽 제품은 두 가지 색상이 어우러진 투톤 디자인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로가디스도 가벼운 ‘플라잉 재킷’, 저지 소재로 신축성과 활동성을 높인 ‘이탈리아노 저지 재킷’을 선보였다.
◆성별 구분 없어져
삼성패션연구소는 패션에서 성별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변화로 꼽았다. 전통적으로 남성복은 회색, 검정 등 어두운 색상이 많았다. 남성 소비자가 여성보다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밝은 색상을 선택하는 남성이 늘면서 올해 봄·여름 신제품으로 초록 빨강 등 밝은색 남성복이 많이 나왔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여기에 리본 장식, 스카프 등 과거 남성복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식도 눈에 띈다.
올해 갤럭시와 빨질레리는 모두 스카프를 활용한 코디를 선보였다. 니트에 스카프로 장식하는 식이다. 빨질레리는 빨강 계열 스웨이드 블루종과 녹색 스웨이드 재킷도 출시했다.
AK몰에서는 성별 구분 없는 젠더리스룩 관련 패션제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작년 매출 기록을 분석한 결과 남성 정장스타일의 여성용 슬랙스 매출이 전년보다 51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오버사이즈 코트 매출은 101%, 일자 바지는 50%, 와이드 팬츠는 20% 증가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