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미래 일자리 창출 현장을 방문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하지 않는 이유는 대기업 위주의 구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28일 오후 2시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한경닷컴 IT교육센터를 찾아 국가주도형 미래 SW인재 양성과정을 이수중인 교육생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한경닷컴 IT교육센터에서 교육생 프로젝트 <카페 물류관리시스템 개발> 진행상황을 청취한 뒤 "오랫만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우리나라는 대기업마다 소위 SI업체를 가지고 있어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 졸업생은 물론 중장년층, 나아가 노년층까지 국가가 책임지고 평생교육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히며 국가 주도형 미래 SW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 다음은 안철수 전 대표의 현장 질의응답 요약 ]
오랜만에 프로그래밍 언어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예전에 저도 프로그래밍할 때 잘 나가다가 갑자기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때 버그 잡느라 사흘 밤낮 고민했던 생각이 난다. 도저히 아무리 봐도 잘못된 데가 없는데 계속 안 돌아가서 찾다찾다 못 찾아서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 버그가 잡혔을때 그 기분은 프로그래밍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거다. 그 맛에 프로그래밍하는지도 모르겠다. 큰 흐름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바뀐게 없다. 처음 v3만들었을 때가 98년이니 거의 29년 전이다. 그땐 하이레벨 랭귀지 별로 없었다. 전 어셈블리어로 했다. 오브젝트 오리엔티드 프로그래밍 개념도 없을때라 공동작업이 힘들었다. 다른 사람이 내가 가진 변수를 막 바꿔도 체크가 안되는 거다. 거기에 비하면 훨씬 라이브러리도 많고 여러가지로 공동작업하기 참 편하도록 툴들이 많이 발달됐다. 또 한편으로 보면 프로그래머들의 사회적 대우가 그때도 열악했는데 30년 지난 지금도 나아지지 않아서 정말로 문제의식을 많이 느낀다.
이유는 결국 산업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왜 우리나라 규모에 비해서 발달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경제 분야에서 11위 정도되는데 소프트웨어산업이 유독 발달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때문이다. 대기업들마다 소위 SI업체를 갖고 있다. 그래서 삼성은 삼성SDS에서 삼성만 쓰는 SW 만들고 LG는 CNS통해서 LG만 쓰는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결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다. 가장 근본적 문제는 SI 소프트 만드는 난이도와 범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만드는 난이도 차이가 하늘과 땅이라는 것이다. 어느 한 회사에 설치해서 문제 없는 소프트웨어 만드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정말 어려운건 전세계 어느 컴퓨터에 설치해도 동작하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 그게 하늘과 땅 차이인데 우리나라는 각 대기업마다 SI업체들이 있다보니 범용 소프트웨어 팔 만한 시장이 없다. 그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다. 여기 계신 프로그래머 분들 미국 프로그래머 못지 않은 실력 갖고 계신데 그 뜻 펼칠 패키지 소프트웨어 산업 발달하지 않다보니 결국 실력 충분히 발휘할 기회 적어지고 대우도 거기에 따라 제대로 못 받는 것이다.
4차혁명시대 가장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우리 산업구조가 소프트웨어 산업 크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다. 이걸 해결해야 우리나라 4차혁명에 대비한 미래가 있다. 그리고 그게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해서 여기 계신분들께 드리고픈 말씀이고 또 평생교육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이 초중고대학생들 교육만 교육이라 생각하고 대학 졸업 이후에 청년들 중장년층 노년층 그 교육을 국가가 버려뒀다. 그걸 통틀어서 평생교육이라 한다. 평생교육이란건 대학교 졸업한 이후에 자기가 하는 일에 전문성 계속 유지하거나 다른 직업으로 옮겨갈 때 전문성을 배우는 게 목적인데 그게 우리나라 (교육수준이) 형편없다. 보통 선진국들 보면 전체 교육 예산 중에서 7% 정도를 평생교육에 쓴다. 우리나라 몇퍼센트인지 아는가. (1%?) 아 1%라도 되면 좋겠다. 0.07% 쓴다. 말이 안되는거다. 완전히 그냥 국가에서 직무유기하는 것이다.
전 교육개혁에 대해 교육부 폐지하고 초중고 6,3,3제 바꾸자고 이야기 한다. 동시에 평생 교육을 지금보다 100배 강화에서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자는게 제 생각이다.
거기에 큰 두가지 원칙이 있다.
1. 국가가 책임지고 평생 교육을 해야 한다. 충분히 예산 투입해야 한다
2.국가가 주도하면 안된다. 현장 목소리 반영하고 특히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키워야 하는게 평생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기업과의 연계를 국가가 지원하는 식으로 현장의 목소리, 요구를 반영해야지 국가가 끌고가면 안된다.
세부적으로 여러 방법이 있다.
4가지 정도인데 1.청년실업 관한 문제다. 여기 계신 분들께도 해당되는 건데 청년실업 문제 관련 앞으로 5년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부분 중소기업 대기업 간 월급 차이 너무 많아서 다들 대기업만 가려 한다. 전 한시적으로 중소기업 월급을 대기업의 80% 수준에 맞추는 일을 정부에서 해야한다고 본다. 1년에 10만명 정도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보통 중기 초봉 2500만원이다. 대기업이 4000만원 정도 아닌가. 이걸 메우는 역할을 정부가 하는데 100% 메워주긴 힘드니까 80% 정도 수준이다. 계산하면 월 50만원정도다. 2년간 월 50만원씩 정부에서 보조하는 형태로 하면 중소기업도 좋은 인재를 쓸 수 있고 청년들도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으니 서로 좋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람뿐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처럼 훈련받으시는 분들 대상으로 6개월간 교육훈련 받으면 그와 동시에 국가에서 월 30만원 지원해주려 한다. 어느정도 생활에 보탬되면 더 집중해서 훈련받을 수 있다. 대상은 연 40만명으로 본다. 교육훈련 받는 청년들에게도 국가가 보조하는게 첫번째다.
두번째는 지방에 여러 대학들 중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는 곳을 평생교육센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미국은 커뮤니티 칼리지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중장노년층 대상으로 해서 계속 직장다니는 사람도 퇴근 후에 주말에 자기 실력 유지할 수 있는 일 할 수가 있다. 세번째 EBS 채널에 평생교육 채널 만들어야 한다. 이곳에서 배우는 JAVA 프로그래밍 비롯해서 여러 가지를 EBS 통해서 가르칠 수 있다. 네번째로는 방송통신대학 강화다. 방통대에 더 지원 강화해서 학위뿐 아니라 그곳에서도 학과목위주로 평생 교육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바꿔나가는 제도 만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제대로 평생 교육을 국가에서 책임지고 할 형태가 완성된다. 이런게 지금 제가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방향과 평생교육, 특히 청년 위한 평생 교육 방향이다. 이 정도 말씀드리고 싶다.
<교육생과의 질의응답>
-정부에서 초등학교 교육으로 코딩을 한다고 한다. 향후 10년 후면 프로그래머들이 쏟아질 텐데 저도 그때쯤이면 40일거고 제 생계도 걱정이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초등학교 부터 소프트웨어 교육 실시하는데 그 교육의 목적은 프로그래머를 양성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툴로 이용해서 문제해결능력 길러주는 교육이 목적이다. 그래서 제가 어제도 교장들 대상으로 강연했는데 그때 당부했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4차혁명시대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너무 좋은데 다만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 이 교육이 컴퓨터 사용법 교육이 되면 안되고 프로그래머 양성교육 되면 안된다. 오히려 프로그래머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도구로 아이들 문제해결 능력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 받아도 그중 프로그래머로 나가는 사람이 그리 많을 거라 보진 않는다.
-IT 회사들의 잦은 야근 등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현재 IT 기업의 근무 여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
=굉장히 열악한데 문제가 30년간 나아지지가 않은 게 문제다. 이 문제 결국은 전반적으로 전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사실 IT뿐 아니고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회사에서 근로시간 너무 길다.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많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정도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로 접어 들어간다. 그래서 앞으로 다음정부서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근로시간 단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은 모든 사람들이 연차휴가 꼭 쓰도록 만들고 그밖에 회사에서 해야 할 의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 얼마 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제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쪽이 굉장히 열악하고 심각하다. 제가 회사할 땐 나름 그런 문제 해결하려고 많은 노력했다. 회사 떠난지 12년 정도 됐는데 안랩 창업한게 1995년이니까 10년 CEO했고 떠나 있었던 기간이 훨씬 길다. 경영 관여 안 한지도 오래됐고 하지만 지금 보면 그때 전통 그대로 1000명 규모 중 비정규직이 몇십명 수준밖에 안된다. (비정규직은) 꼭 필요한 부분만 쓰고 있고 직원 복지나 이런 부분은 모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 수준에서 보면 임금도 꽤 괜찮다. 그나마 1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예전에 그 마음들 간직하고 있다. 그런 부분 하나씩 국가는 국개도로 회사는 회사대로 IT 프로그래머들도 목소리 내고 요구하고 3자가 같이 노력해야 조금씩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많은 의견 말하셨는데 중소기업 채용시 월 50만원을 지원해준다는 제도에 대해 악용하는 회사들의 사례도 있을 것 같다.
=청년에게 지급하는 월 50만원은 개인에게 직접 지급할 것이다. 회사 통해 가지 않는다. 걱정하는 그런 일들 없을 거고 만약 직원에게 국가가 직접 지급하는거 까지 해서 회사가 월급 깎으려 하면 그건 굉장히 엄하게 벌줘야 한다. 이런 절박한 취지하에서 정부가 재정 지원하는데 그걸 악용한다면 징벌적 배상 그 회사가 취한 이득의 몇배를 물어내게 처음부터 제도 만들면 그런 시도 못할 것이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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