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매출 3배 확대"
베트남 등 해외법인 8개…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아
미국시장 본격 공략 계획…내년 보톡스 '나보타' 판매
줄기세포 치료제 등 혁신 신약 개발도 집중
[ 김근희 기자 ]
지난해 주요 외국산 의약품의 국내 판권 종료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웅제약의 올해 각오는 남다르다. 특유의 영업력으로 위기를 넘긴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해외 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찾고 있다.
◆지난해 일반의약품 실적 최대
대웅제약은 지난해 주력 제품이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등 6개 도입약(외국산 의약품) 판권을 종근당에 뺏겼다. 이 때문에 1400억원 안팎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이를 단번에 만회했다. 오히려 지난해 매출은 88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비결은 발빠른 품목 확대 전략이었다. 자누비아와 같은 계열의 당뇨치료제인 LG화학의 ‘제미글로’와 ‘제미메트’가 대표적이다. 사노피가 판매하고 있던 두 제품의 국내 판권을 가져오면서 작년에만 5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손꼽히는 영업 경쟁력을 내세워 판매액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와 고활성 비타민B 임팩타민 등 일반의약품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우루사는 617억원, 임팩타민은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올해는 해외사업 성과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궤도 오르는 해외사업
대웅제약은 13년 전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4년 베트남에 지사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현재 해외법인은 8개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은 12%였다. 하지만 2020년께는 해외 비중을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대웅제약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하고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생산된 첫 바이오의약품인 ‘에포디온’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미국 시장의 문도 본격적으로 두드린다. 항생제 ‘메로페넴’을 상반기 중 미국에 출시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초 국내 제약사가 만든 제네릭(복제약)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내년에는 보툴리눔 독소 제제(보톡스) ‘나보타’도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연간 500억~600억원인 해외 매출이 올해는 15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신약 개발에도 ‘속도’
대웅제약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항궤양제 국내 임상 1상을 했고 올 상반기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통증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온채널을 이용한 비마약성 진통제를 혁신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줄기세포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의약품제조관리(GMP) 시설 등이 갖춰진 대웅바이오센터를 경기 용인에 열었다. 앞으로 줄기세포를 포함한 재생의료 분야와 대장균 유래 바이오의약품 연구 등도 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안구치료제 개발도 순항 중이다. 대웅제약은 2020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국내 임상 1상을 마쳤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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