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에 국내 은행주가 날아오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어우러지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투자 비중 조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려 투자전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은행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0포인트(1.64%) 뛴 266.06에 마감됐다. 금융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6.24포인트(1.39%) 오른 455.42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광주은행이 3.37%, KB금융도 2.45% 뛰었다. 우리은행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도 동반 상승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3개월 동안 은행업종을 207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1289억원, 671억원을 팔았다.
이날도 외국인이 지수를 밀었다. 외국인은 KB금융을 55만394주, 우리은행을 30만5511주 사들였다. 다른 은행주들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광주은행을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도 금융주가 각광을 받았다. 경기 개선에 따라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업종지수가 2.8% 올랐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인상 확률은 66.4%로 집계돼 전날의 35.4%보다 크게 높아졌다.
국내 시장도 우호적인 환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예금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은행 예대금리차가 개선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과거 3년간의 가계대출 급증 등에 따른 위험 관리 및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도 "실세요구불예금(저원가성예금) 증가율은 2015년 30.7%에서 지난해 16.7%로 하락해 은행의 자금 조달압력이 크지 않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 인상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앞으로 순이자마진 개선의 속도와 폭에 따라 은행의 실적 개선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현재 은행주는 저가 매수 구간에 놓여있어 은행업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 순이자마진 상승 반전에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며 "미국 금리인상 국면에서 은행주의 투자매력을 감안하면 상반기까지 매수 및 보유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이와는 정반대의 의견도 있다. 국내 은행업종의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의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은행주가 동반 상승했지만 이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경기모멘텀 둔화와 부동산 규제가 은행업종의 자산 증가, 수익성 개선에 걸리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금리가 미국만큼 견고한 상승세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부담이다"며 "은행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상향되기 어려운만큼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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