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찾은 서울 분양권 시장
[ 설지연 기자 ]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분양권은 지난달부터 1억~2억원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지만 올 들어 새 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서면서 거래가 빈번해지고 있다. 인근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분양권도 5000만~1억원가량의 웃돈을 줘야만 매입이 가능하다.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인기 주거지역 분양권은 전고점에 육박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기존 분양권은 11·3 대책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도금 집단대출이 확정된 데다 입주 시(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거래가 제한되는 전매제한 규제도 피해서다. 11·3 대책 이전인 지난해 8월 분양해 이번주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는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도 층과 향에 따라 프리미엄이 1억~2억원에 달한다. 개포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대책 여파로 작년 말까지 분양권 시장 경기가 바닥이었지만 올 들어 매수세가 늘면서 분양권 가격도 회복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동에서도 지난주부터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시영) 전용 84㎡ 중간층은 11·3 대책 전보다 2000만원가량 내린 7억2000만~7억3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다음달 전매제한이 풀리는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 2단지)엔 웃돈이 1000만~4000만원 붙어 있다.
전매제한 기간이 1년6개월로 강남보다 짧은 서울 강북권에서도 분양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입주를 진행 중인 북아현동 ‘신촌 e편한세상’엔 웃돈이 6000만~1억원가량 붙어 작년 10월 수준을 넘어섰다. 웃돈이 최고 2억원 붙어 있는 교남동 ‘경희궁자이’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 8억7490만~10억1830만원에 거래됐다.
봄 분양시장이 개막되는 이달부턴 신규 분양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에다 1순위 청약자격 제한이 겹쳐 연말과 연초 청약 성적은 좋지 않았다”며 “이달 판교·김포신도시 등에서 공급된 블록형단지가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거나 이틀 만에 완판(완전판매)된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저렴하거나 입지가 좋은 단지엔 청약자가 다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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