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도 관세율 40% 수준
"미국 TPP 탈퇴가 오히려 손해"
[ 임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의회 합동 연설에서 외국의 고(高)관세·고세율에 수출길이 막혀 있다고 소개한 미국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이 실은 매우 성공적으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 미국 공장의 지난해 해외 수출은 전년보다 2.3%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판매는 3.9% 줄었고, 해외 매출 비중은 38%로 높아졌다. WSJ는 “이 비중은 10여년 전만 해도 22%에 머물렀다”며 “할리데이비슨은 올해 이를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최근 발표했다”고 전했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지난해 일본에서 1만대 넘게 팔렸다. 혼다, 야마하, 스즈키 등 일본 업체를 제치고 대형 오토바이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WSJ는 “일본은 수입 오토바이에 대한 관세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100% 관세나 세금을 물리는 나라는 인도나 인도네시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도는 수입 오토바이에 100% 관세를, 인도네시아는 고가 사치품에 125% 세금을 매기고 있다. 다만 할리데이비슨은 2010년 인도에 조립 공장을 세워 관세를 피하고 있어 인도일 가능성은 낮다. 할리데이비슨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나라는 인도네시아일 것이라고 했지만, CNN머니는 인도네시아의 수입 오토바이 관세율은 40%라며 이를 반박했다.
포브스는 할리데이비슨의 진짜 골칫거리는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면서 아시아에서 관세를 낮출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수입 오토바이에 74%, 말레이시아는 30%의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 미국이 TPP를 유지했다면 0%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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