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경 머니로드쇼] 5060 '소득 크레바스' 넘으려면…매달 현금 받는 '일드 상품' 늘려라

입력 2017-03-02 19:22  

재테크 발상을 바꾸자 (4)·끝 - 숨은 '일드(yield) 상품'을 찾아라

'일드 상품'에 왜 몰리나
연금 받기 전까지 필요한 현금, 연리 1~2% 은행예금으론 불가

'돈 되는 일드' 어떤 게 있나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 불티…6개월마다 5% 안팎 수익 지급

월지급식 ELS 9000억 팔려…목돈 넣고 현금 나눠 받는 펀드도



[ 김우섭 기자 ]
2년 전 퇴직한 김영재 씨(58)는 국민연금 수령까지 남은 3년간 그동안 모은 4억원에서 나오는 이자로 살아가야 한다. 최소 월 150만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연 1~2%의 예금 이자만으론 부족하다. 지난해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예금과 펀드,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분산 투자했지만 수익률은 -0.5%에 그쳤다. 만기에 ELS 수익금이 한번에 상환될 경우 이듬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연 2000만원 이상 금융 소득자에게 최대 41.8% 부과)이 되는 점도 걱정이다. 김씨는 “수익률이 들쑥날쑥한 펀드나 주식보다는 기대수익을 낮추더라도 현금이 꾸준히 나오는 상품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수령액 34만원에 불과

중장년층 투자자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가 걱정이다. 일시적으로 생활비가 부족해지는 ‘소득 크레바스(틈)’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150만원에 달하는 김씨는 그나마 나은 사례다.

연금 수령액이 적은 ‘실버푸어(노후 자금이 없어 힘겨운 노년 빈곤층)’는 목돈을 헐어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 인구의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34만6000원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증권사 PB들은 은퇴자들에게 만기 수익 상품에 쏠린 자산 구조를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선 정기적으로 현금이 나오는 ‘일드(yeild) 상품’이 훨씬 더 효율적이란 설명이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장은 “펀드와 같은 만기 상품에 자산을 나누다 보면 당장 쓸 생활비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나이가 들수록 보유 자산 자체가 아니라 벌어들이는 수익(income)을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브라질과 러시아 채권이 불티나게 팔린 것도 은퇴 생활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브라질 채권은 1월1일과 7월1일에 투자금의 5% 내외를 이자로 주는 대표적인 일드 상품이다. 김씨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25%에 해당하는 1억원을 투자할 때 매달 83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이자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도 “연 10.2%인 브라질 국채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추세여서 환율에 대한 안전판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월지급식 ELS 비중 사상 최대

투자기간을 짧게 본다면 월지급식 ELS도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을 매월 확인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보통 연 5% 안팎)을 주는 파생상품이다. 김씨의 포트폴리오 중 20%에 해당하는 8000만원을 넣으면 월 33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인 ELS보다 수익률이 1%포인트 정도 낮은 대신 매달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 올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공모형 월지급식 ELS는 8919억원어치가 팔렸다. 전체 ELS 대비 판매 비중은 전년(6.8%)보다 3.4%포인트 늘어난 10.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3년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만기에 한번에 수익이 지급되면 자칫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월마다 수익을 나눠 받아 세금을 줄이려는 은퇴 생활자들이 애용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수익 5% 보장’에 완판 행렬

개별 투자 건마다 펀드를 조성해 수익을 보장하는 부동산 펀드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이 펀드는 주투자 대상인 국내외 호텔이나 오피스 빌딩에서 나온 임대료나 수익금을 배당 형태로 지급한다. 수익률은 보통 연 5~6%다.

지난달 20~23일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서울 삼성동 바른빌딩 펀드는 판매 3일 만에 330억원이 ‘완판’(완전판매)됐다. 5.8%의 이자를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매력에 투자자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매달 월급처럼 수익금을 주는 월지급식 펀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신흥국 채권과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신용등급 BBB+ 이하의 비우량 회사채) 수익률이 뛰며 최근 석 달 동안 4.96%의 수익을 내고 있다. 연초 이후 269억원의 투자금이 들어왔다. 월지급식 펀드는 목돈을 넣어두고 매달 투자금의 0.35~0.55%(연 4.15~6.60%)를 현금으로 나눠 받는 펀드다.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려 지급된 현금을 메우지 못하면 원금이 줄어든다.

■ 일드(yield) 상품

자본 차익이나 배당 이자 등이 매월 분기 반기 단위로 현금으로 지급되는 상품. 신흥국 채권이나 부동산 펀드, 리츠(REITs), 월지급식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13.4% vs 7.8%

지난 3년(2014~2016년)간 사모펀드가 거둔 수익률은 평균 13.4%였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수익률(7.8%)의 1.7배 수준이다. 주식, 채권 이외 투자자산으로 다변화한 덕분에 연평균으로는 4.46% 수익률을 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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