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호 기자 ]
미국의 방송채널 라이프타임에서 방영된 코미디 드라마 ‘드롭데드디바(Drop Dead Diva·사진)’가 한국 버전으로 다시 제작된다. SBS ‘육룡이 나르샤’의 제작사인 ‘뿌리깊은나무들’이 국내 증권사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제작비 100억원 규모로 작품을 제작한다. 지난해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흥행 이후 국내 드라마 제작에 ‘큰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100억원 이상의 대작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드라마제작사인 뿌리깊은나무들은 ‘드롭데드디바’ 한국판 제작을 위해 기술보증기금,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 향후 추가 투자유치를 통해 약 100억원 규모로 ‘드롭데드디바’를 제작할 계획이다.
‘드롭데드디바’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톱모델 지망생의 영혼이 뚱뚱한 여자 변호사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미국의 젊은 여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시즌 1은 평균 200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2009년 7월 처음 방영돼 2014년 6월 시즌6를 끝으로 종영했다. 국내에서는 2010년 tvN에서 ‘체인지디바’라는 이름으로 방영됐다.
제작을 맡은 뿌리깊은나무들은 최근 만든 웹드라마 ‘손의 흔적’으로 콘텐츠의 해외 진출력을 이미 입증받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부터 방영되고 있는 류화영, 신재하 주연의 ‘손의 흔적’은 해외 선판매가 이뤄져 국내뿐 아니라 호주 등 세계 주요 국가에 동시 방영되고 있다. 드라마 제작능력과 해외 판매 경험 등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국내 기관들이 ‘드롭데드디바’ 제작에 자금을 투자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관들의 ‘드라마 투자’가 늘어나면서 100억원 이상 대작 드라마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KBS ‘태양의 후예’ 열풍이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태양의 후예’는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가 제작한 드라마로, 중국 화처미디어로부터 일부 투자를 받아 제작됐다.
영화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 온 기업은행은 ‘태양의 후예’ 흥행 이후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MBC ‘옥중화’ 등에 연달아 투자했다. 두 드라마 모두 투자에 힘입어 제작비는 각각 150억원, 250억원 수준에 달했다. 산업은행도 지난해 5월 드라마 등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KBS와 함께 조성했다. 같은 해 10월 이 펀드는 웹드라마인 ‘헤어진 다음날’에 처음으로 15억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태양의 후예는 ‘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투자자에게도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줬다”며 “해외 시장 진출이 가능한 드라마에 벤처캐피털, 은행, 증권사 등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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