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에 '질소' 열풍이 일고 있다. 제과업계에서는 질소가 과자의 양 부풀리기에 이용되면서 나쁜 이미지를 얻었지만 커피업계에서는 콜드브루 뒤를 잇는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드롭탑과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커피앳웍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니트로 커피'를 내놓았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이르면 4월 중 니트로 커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니트로 커피는 이름 그대로 커피에 질소(Nitro)를 주입해 크리미한 거품을 만든 차가운 커피다. 기존 커피와 달리 맥주같이 풍성한 거품이 올라와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해 미국 스타벅스도 지난해 여름 니트로 콜드브루를 출시해 호평 받았다.
국내에서 '거품 커피'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엔제리너스커피의 '아메리치노'가 인기를 얻으면서부터다.
아메리치노는 기존 아메리카노에 부드러운 거품을 얹은 커피로 2015년 4월 출시된 후 1300만잔 이상 팔렸다.
최근 나오는 니트로 커피는 거품 커피보다 한 발 나아갔다.
단순히 거품을 얹은 것이 아니라 커피에 질소를 직접 주입해 커피를 마시는 동안 거품이 계속 올라오도록 했다. 부드러운 크림 거품은 마치 흑맥주를 마시는 것 같은 식감을 느끼게 한다.
실제 유명 흑맥주 브랜드 기네스도 질소를 이용해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니트로 커피에 콜드브루 공법을 쓴다. 니트로 커피의 원조 격인 스텀프타운이 콜드브루 커피에 질소를 주입해 판매한 것이 인기를 끌면서 콜드브루를 베이스로 한 니트로 커피가 유행을 탔기 때문이다.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질소를 주입하면 산패가 진행돼 맛이 변질된다는 점도 콜드브루를 이용하는 이유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아메리카노에 질소를 투입하면 산패·산화가 일어나 에스프레소 특유의 맛이 사라진다"며 "니트로 충전 방식은 아메리카노보다 콜드브루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스프레이 추출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원액을 만든다. 장시간 추출과 위생 문제라는 콜드브루의 단점을 해결하고 니트로 커피에 어울리는 맛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디야커피는 차세대 커피시장을 니트로 커피가 이끌 것이라고 보고 올해 니트로 커피 판매 목표를 1000만잔으로 잡았다. 이는 전체 아메리카노 판매량의 20%에 달한다.
이디야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아이스 커피 판매 비중이 뜨거운 커피를 앞질렀다"며 "아이스 커피의 트렌드인 니트로 커피가 새로운 커피의 카테고리를 제시하며 시장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니트로 커피가 기존 아메리카노보다 맛과 향에서 나을 게 없으면서도 판매가격은 높아 반짝 유행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니트로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비교해 잔 당 400원~1900원 정도 비싸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이미 니트로 커피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라며 "대형 프랜차이즈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유행할 수는 있지만 기존 아메리카노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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