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밥' 될 뻔한 70대가 활짝 웃은 까닭

입력 2017-03-03 17:37  

골프 톡톡!


[ 이관우 기자 ] 미국 플로리다주 노스포트 마이어스에 사는 골프광 토니 아츠(75)는 지난달 8일 겪은 일이 아직도 악몽처럼 느껴진다. 인근 골프장인 매그놀리아 랜딩 골프앤CC에서 골프를 즐기다 하마터면 악어밥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해저드 근처를 걸어가던 그는 3m나 되는 대형 악어의 기습공격을 받아 물속으로 끌려들어갔다.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는 절체절명의 순간, 그를 구해준 것은 들고 있는 것조차 잊고 있던 퍼터였다. 아츠는 퍼터로 악어의 눈 부위를 집중 공격했고, 예상 못한 반격에 당황한 악어는 물고 있던 아츠의 다리를 놔주고는 물속으로 꽁무니를 뺐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아츠는 “언제나 다음 샷을 위해 클럽을 들고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생사를 넘나들었던 이 경험은 얼마 안가 뜻밖의 선물로 되돌아왔다. 사연을 전해들은 퍼터 제조사(클리블랜드)가 아츠의 구사일생을 축하하기 위해 웨지 세트(사진)를 특별 제작해 선물한 것이다. 선물을 받고 클럽헤드를 찬찬히 살펴보던 아츠는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악어의 입을 테이프로 꽁꽁 동여맨 그림이 새겨진 웨지에는 이런 문구도 함께 적혀 있었다. ‘아츠 vs 악어 1-0’. 악어와의 사투를 매치 플레이에 빗대 끔찍한 경험에서 한 가닥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츠는 윙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이지 그 클럽이 내 모든 것을 구한 게 맞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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