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환 기자 ]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노골화하면서 상장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호텔롯데 한화 코스맥스 잇츠스킨 등은 주주총회 공시 등을 통해 이런 우려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장품업체인 잇츠스킨은 이른바 ‘달팽이 크림’으로 불리는 데스까르고 제품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4%가량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중국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6초에 한 개씩 팔리는 제품’으로 통했다. 잇츠스킨은 “중국 당국이 달팽이 크림에 대한 위생허가를 지연한 결과”라며 “사드 배치 본격화로 사업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화장품업체인 코스맥스도 지난 3일 주주총회소집공고를 통해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K뷰티’(한국 화장품) 인기에 제동이 걸렸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업계가 변수에 휩싸였고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성주CC를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롯데그룹의 우려도 컸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투자설명서 공시에서 “사드 배치로 국내외 여행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면세사업부 고객 수가 감소하고 실적도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렌탈도 지난달 공시에서 사드 배치 여파로 그룹 계열사와 국내 기업의 대중(對中) 영업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한화는 지난 3일 회사채 투자설명서 공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며 “통상 마찰이 우려되고 중국인 관광객도 줄어들 우려가 있어 회사의 무역·소매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KB캐피탈도 3일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 “사드 배치로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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