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사드부지 교환 계약…롯데그룹株 '먹구름'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슈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보복 조치가 더욱 강화되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직격탄이 예상되는 중국 관련 소비주(株)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발을 뺄 것을 조언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롯데그룹주가 파랗게 질린 채 거래중이다. 오전 10시30분 현재 롯데케미칼(-3.01%)은 3% 넘게 약세다. 롯데쇼핑(-2.59%) 롯데제과(-2.04%) 롯데칠성(-2.07%) 롯데손해보험(-1.66%) 등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달 말 롯데그룹이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완료한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주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먼저 불똥이 튄 건 롯데마트다. 중국 정부가 소방법 위반을 이유로 현지 롯데마트 매장 4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다. 또 롯데 사업장을 중심으로 소방 점검이 계속되고 있어 영업정지 매장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 절차가 가속화되며 중국 경제 제재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의 제재는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이뤄지고, 민간 부문의 자발적 보이콧(집단적 거부운동)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중국 소비주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즉 중국 정부와 민간에서 동시에 경제 보복이 진행되는 만큼 대응이 어렵고, 중국 소비주의 투자심리도 쉽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중국 소비주에 대한 투자심리 뿐 아니라 펀더멘털(기초체력)도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소비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2015년 8월 12%를 정점으로 현재 8.6%로 축소(코스닥 16%→현재 11.6%)됐다.
그는 "중국 소비주의 주가 조정은 19개월 가량 진행되고 있다"며 "해당 업종의 이익 추정치는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제재가 더욱 강화되고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제재가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며 "상반기 내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과거 중국은 안보적 핵심 이해와 이익을 침해한 경우 강경한 대응을 상당 기간 지속했다는 배경에서다.
중국 내수주, 중국 노출도가 높은 업종과 종목들에 대해선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중국 소비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에 대한 기대감은 이해하지만 중국 정부의 태도, 제재 강도 등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레벨 다운, 디스카운트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중국의 제재를 타개해 나갈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덧붙였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은 추가적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입 제재 등에 나설 수 있고 반한 감정도 확산될 수 있다"며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 브랜드 업체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대표적 중국 소비주인 면세점, 화장품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점 판매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판매 실적이 하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에 대해선 "면세점, 브랜드 업체보다는 영향이 제한적이겠으나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센티멘탈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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