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이마트 본사 직원들의 맛집은 따로 있다
[ 이수빈 기자 ] 요즘 서울 성수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장소로 불린다.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카페와 식당이 모여 있어서다. 창고를 개조해 카페로 탈바꿈한 ‘대림창고’, 폐공장을 빵 카페로 꾸민 ‘어니언’ 등은 ‘인스타그램 성지’로 통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성수동에 본사가 있는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은 “정작 이마트 사람들이 가는 맛집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곳이 ‘명국수’(서울 성동구 뚝섬로 380의 40)다. 멸치국수와 칼국수가 이곳의 주 메뉴다. 가격은 5000~6000원대로 저렴하다. 단출한 메뉴가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이 집에 점심마다 회사원들이 줄 서 있는 이유는 김치에 있다. 칼칼한 겉절이가 쫄깃한 면발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김치만 따로 판매할 정도로 중독성 있는 맛이라고. 이마트의 한 직원은 “사람이 몰리기 전에 먹으려고 점심시간이 시작하자마자 명국수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곳은 카레집인 ‘재주식탁’(성동구 뚝섬로5길 15)이다. 이곳에는 메뉴가 새우토마토렌틸카레, 청양바지락카레, 치즈버터치킨카레 등 세 개뿐이다. 가격은 7000~8000원대.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카레라이스를 팔고 있어 이마트 직원들은 특별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이 집을 찾는다고 한다. 식당 안에 자리가 많지 않아 예약은 필수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열받는 일도 생긴다. 이럴 때 이마트 직원들은 속을 풀러 뚝도시장 ‘미정이네 식당’으로 향한다. “어제 코다리찜에 한 잔 했다”고 하면 “미정이네 갔냐”고 할 정도로 이마트 직원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이곳의 코다리찜(2만원)은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맵다. 한 직원은 “눈물 콧물 쏙 빼면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면 스트레스가 뻥 뚫린다”며 “주문할 때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그날 업무 강도에 따라 코다리찜 맵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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