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앞당겨진 건보 재정 고갈…2023년이면 바닥

입력 2017-03-07 17:45   수정 2017-03-08 07:22

사회보험 중기재정 추계

성장률 전망 하락으로 건보 내년부터 적자전환
장기흑자 기대 고용보험도 2020년 이후엔 적자로
부과체계 개편 등 시급



[ 김주완 기자 ] 건강보험 부과체계와 지출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내년부터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갈 시기는 경기 부진으로 2년 앞당겨진다. 흑자 유지가 예상된 고용보험은 구직급여 증가로 3년 뒤 적자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보험 10년 뒤 두 배 지출

정부는 7일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 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6~2020년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추계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재정 위험이 커지면서 사회보험의 중장기 재정수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8대 사회보험의 지출액은 지난해 106조원에서 2025년 219조8000억원으로 2.1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8.4%씩 늘어나는 셈이다.

사회보험 지출 규모 급증은 비중이 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지출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지출은 2016년 17조7000억원에서 2025년 44조4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연평균 10.7%의 증가세다. 711만명 규모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국민연금 수급자로 진입하면서 증가 폭이 커진다. 전체 수급자 수는 2016년 413만명에서 2025년 645만명으로 늘어난다.

건강보험 지출은 2016년 52조6000억원에서 2025년 111조6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화로 노인 진료비가 늘어나면서다. 건강보험 1인당 급여비는 2016년 95만원에서 2025년 180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빨라진 고갈 시기

사회보험 재정수지는 당초 정부 예측보다 악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건강보험이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15개월 전인 2015년 12월 정부가 내놓은 ‘2060년 장기재정 전망’의 예측 시기(2022년)보다 4년 앞당겨졌다. 고갈 시기도 2025년에서 2023년으로 2년 빨라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등 주요 전제 변수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60년 장기재정 전망’에서는 2016~2020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6%로 잡았다. 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이번 추계에서는 3.1%로 하향 조정했다.

고용보험은 이번 예측에서 2020년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2060년 장기재정 전망’에서는 고용보험이 2060년까지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직급여 수급자와 수급액, 육아휴직 이용자 수 등이 당초 예측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수지가 악화됐다. 정부는 고용보험 수급자 수는 2016년 531만명에서 2025년 612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노인장기요양보험도 15개월 전 예측에서는 2024년부터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지난해부터 적자 상태다.

국민연금과 산재보험은 이번 예측에서도 향후 10년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3대 직역연금 중 사학연금을 제외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앞으로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송 차관은 “고갈이 예상되는 3개 보험이 수지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재정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군인연금 적자는 세금으로 메우고 있지만 보험은 기금이 고갈되면 더 이상 지출할 수 없다. 정부는 고소득 피부양자도 보험료를 납부토록 하는 내용의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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