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임원 채용 압박에 황창규 KT 회장 당황"

검찰, 차은택 공판서 진술조서 공개

"안종범, 'VIP 관심사항'이라며 여러 차례 KT에 인사 부탁"


[ 이상엽 기자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의 친분으로 KT 마케팅부문 전무로 취업한 이동수 씨의 채용 과정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차씨의 공판에서 검찰은 인사청탁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황창규 KT 회장과 구현모 KT 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 조서에는 황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서 ‘윗선의 관심사항’이라며 ‘이씨를 KT에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윗선은 직관적으로 VIP(대통령)로 인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이씨가 KT에서 광고담당 분야로 이동하는 데도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이 ‘VIP가 KT 광고를 많이 걱정한다. 이씨를 광고업무로 옮겨라. VIP에게 보고해야 하니까 빨리 하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구 사장은 “(청와대가) 특정 개인을 채용해달라고 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 황 회장도 매우 당황했다. 이씨의 채용은 정기인사 외에 이뤄진 ‘원포인트’ 인사였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안 전 수석도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 지시로 황 회장에게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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