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걸리던 리모델링…한샘 "5일이면 끝낸다"

입력 2017-03-08 18:22   수정 2017-03-09 05:41

주택 리모델링 '파격 실험'

전기·몰딩 등 공사기간 단축
고객은 비용 절감하고 대리점은 매출 상승

리하우스 매장 100곳으로



[ 안재광 기자 ]
한샘은 1주일 가까이 걸리던 욕실 리모델링 공사를 단 하루로 줄이는 ‘실험’을 2012년에 했다. 벽에 타일을 바르는 대신 미리 만든 패널을 이어 붙이는 ‘건식시공’을 통해서였다. 고객은 며칠씩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지 않아서 좋았다. 회사는 인건비 등 비용을 확 낮췄다. 양측 모두 ‘윈윈’ 하는 모델을 만들어 냈다. 한샘은 ‘하루 시공’을 앞세워 욕실 리모델링 매출을 지난해 12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 시장의 ‘빅3’ 업체로 성장했다.

◆“리하우스 협력사 매출 두 배”

한샘이 또 한 번의 실험을 한다. 이번엔 집 전체 공사를 닷새에 끝내는 게 목표다. 기존엔 한 달 가까이 걸렸던 것이다. 바닥재 새시 조명 등 건자재 설치공사 기간을 하루 이틀로 줄이는 것은 이미 해냈다. 전기·배관·벽지·몰딩 등의 기초공사 시간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아직은 아무리 줄여도 1주일이 걸리는데 올해 안에 입주 청소까지 닷새면 끝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샘이 리모델링 시공 단축에 목을 매는 것은 매출 증가와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샘은 작년 8월 리모델링 사업부 명칭을 기존 ‘ik’에서 ‘리하우스’로 변경했다.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틀을 완전히 뒤엎었다. 평균 100㎡ 안팎인 협력업체 매장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이보다 규모를 열 배 이상 키운 대형 리하우스 매장을 열었다. 서울 양재 등 전국 6곳에 매장을 냈다. 리하우스 한 곳당 10개 안팎의 동네 인테리어 점포 소사장들을 입점시켰다. 리모델링 영업 특성상 실제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 계약 체결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이들 소사장 매출이 급격히 뛰었다. 리하우스 양재점에 입점한 아트E&C의 최혜란 실장은 “한샘 관련 매출이 입점 이전 월 5000만원가량 됐는데 지금은 1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한샘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소사장 한 명당 월 5억원 수준은 돼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선 공기 단축이 필수였다. 직원 수가 3~5명인 소사장들이 직원 한 명당 최소 월 1억원씩 매출을 내게 해야 했다. 이 사장은 “직원 한 명이 1주일에 공사 한 건씩은 소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공기 단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 매출 10조원 가능”

동종업계의 LG하우시스 KCC 등과의 차별화도 필요했다. 브랜드 인지도나 제품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어서다. 공사 단축을 통해 가격은 낮추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이 사장은 “리하우스 매장 수를 올해 안에 25곳, 2~3년 안에 100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하우스 내 소사장들을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대리점으로 바꿔 한샘 제품만 팔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한샘은 100곳의 리하우스에 1000여개 대리점을 보유하게 된다. 또 계획대로 한 대리점당 연 100억원의 매출을 내게 하면 연 10조원 매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판매와 제품 공급·설치를 분리하는 작업도 한다. 과거엔 소사장들이 공사와 하자보수, 제품 공급 등을 모두 신경써야 했다. 한샘은 리하우스 대리점에 판매만 맡길 계획이다. 공사와 하자보수, 설치 등은 모두 한샘이 책임지기로 했다. 대리점과 협의해 표준 구성품과 가격도 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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